정부가 건설근로자들의 적정 임금을 보장해 주기 위해 발주자가 정한 금액 이상을 의무적으로 지급하도록 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국토교통부는 '적정임금제 시범사업 대상 10개소를 선정하고, 금년 6월부터 순차적으로 발주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시범사업을 통해 근로자 임금수준 제고, 공사비 영향, 노동시간 증감 등 시행성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2020년 적정임금제 제도화 방안에 반영할 계획이다.
적정임금제(Prevailing Wage)는 입찰과정에서의 가격덤핑, 원도급사-하도급사를 거치는 다단계 도급과정에서 발생하는 건설근로자 임금삭감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다.
올 해 추진할 시범사업은 300억원 이상 종합심사낙찰제 공사로서 건축공사 2건, 토목공사 8건이 포함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4건, 한국도로공사가 3건, 한국철도시설공단이 2건, 한국수자원공사가 1건을 발주할 예정이다. 10개 사업의 총 공사비는 1조 1200억 원 규모로서 해당사업에 투입되는 건설근로자 임금은 약 3400억 원에 이른다.
적정임금제 시범사업은 노무비 경쟁방식과 노무비 비경쟁방식의 2가지 방식으로 시행한다. 첫번째 노무비 경쟁방식은 노무단가는 정해놓고 기술경쟁을 통해 노무량은 조절해 노무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식이다.
두번째는 노무단가는 물론 노무량까지 생각해 노무비를 입찰경쟁 항목에서 제외하고 발주자가 책정한 노무비를 100% 투찰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공사 중에 건설사가 근로자에게 실제 지급한 노무비만큼 확인을 거쳐 노무비 한도 내에서 지급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국토부는 공사비에 반영된 적정임금이 중간에 누수되지 않고 근로자에게까지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다양한 보완장치도 함께 시행한다. 건설사의 적정임금 지급여부를 확인하고, 노무비 허위청구 등을 방지하기 위해 시범사업 현장에는 전자적 대금지급시스템(하도급지킴이 등), 전자카드제 등을 함께 적용한다. 또한, 증액된 공사비가 하도급사까지 전달되도록 하도급계약 금액 심사기준도 원도급 낙찰률 증가와 연동해 상향 조정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건설근로자 임금체불 근절, 소득수준 제고, 근로환경 개선 등을 통해 양질의 건설일자리를 창출하고, 숙련인력을 육성하는 한편,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지속 제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