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4월 7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 20층 난초홀. 당시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SW) 기업 대표 44명이 모였다. 개회선언과 함께 경과보고, 정관 발표 등 엄숙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박병철 쌍용컴퓨터 사장이 단상에 올라 창립을 선언하는 순간 장내 박수가 터졌다. 대한민국 SW기업 권익을 대변하는 한국SW산업협회가 공식적 첫 발을 내딛은 순간이다.
그로부터 30년이 흘렀다. 63개 회원사로 출발한 한국SW산업협회는 30년만에 9170개(정회원 1632개, 일반회원 7538개) 회원사를 거느린 명실 공히 산업계 대표 협회로 성장했다.
◇SW산업 성장과 함께한 30년
협회 출범 초반 1990년대는 국내 SW산업이 개화하던 시기다. 한글과컴퓨터, 안철수연구소, 비트컴퓨터 등 주요 상용 SW업체가 이 시기 등장했다. 그러나 1991년 SW 수입자유화 조치가 시행되면서 외국산 SW가 국내 속속 들어왔다. 국산 SW 업계는 위기감을 느꼈다. 이 시기 SW협회는 수입자유화로 발생 가능한 국내 SW산업계 문제점을 취합했다. 각종 연구조사 사업을 진행, 정부에 보완책을 요구했다. 1995년 정보통신부가 출범하면서 협회 요구 사항이 정책에 다수 반영됐다. SW산업 기반 조성을 위한 장기 로드맵이 만들어졌다. 공제사업지원센터 조성, 구매제도 개선, 병역특례 등 국산 SW산업 육성·창업 지원 내용이 시행됐다.
1990년대 외산 SW공세 속 위기를 기회로 바꾸면서 국내 SW산업이 한 단계 도약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이후 국내 업체가 국내를 넘어 해외로 눈을 돌린다. 협회는 업계 SW수출 활로 개척에 적극 나섰다. 미국, 싱가포르 등 주요국 SW 단체 교류로 협력 체계를 강화해 해외 수출 기반을 다졌다. 동남아, 중국 등 주변 국가에 SW통산사절단을 파견하고 SW산업 수출 산업화와 수출지원정책 방안을 마련해 제안했다.
업계와 협회 노력에 힘입어 2000년대 초 국내 SW 생산규모는 14조원대로 성장했다. 2010년에는 28조원대로 성장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SW 수출액도 탄력 받았다. 2000년대 매년 30% 가까운 증가세를 기록했다. 2000년대 이후 협회는 SW 공정경쟁 환경 조성에 주력했다. SW산업 동반성장을 기치로 삼았다. 법·제도 개선 작업에도 업계 의견을 활발히 개진하는 등 국내 SW 생태계 조성에도 앞장섰다.
◇핵심 산업으로 떠오른 SW…30년 후 미래 꿈꾼다
2010년 이후 SW는 주요 산업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했다. 국내도 SW산업 중요성이 높아졌다.
SW관심이 높아지면서 협회도 외형적으로 성장했다. 2012년 1100여개 정회원사가 지난해 1632개까지 증가했다. 신규가입 회원도 2012년 60여개에서 지난해 208개로 세 배 가량 늘었다. 협회 사업규모도 2012년 53억원에서 지난해 105억원으로 두 배 증가했다. 직원수도 2012년 37명에서 지난해 66명으로 78.4% 올랐다.
협회 역할도 확대됐다. 회원과 임원 간 교류, 회원사간 네트워크는 더 강화했다. 2014년 SW분야 처음으로 SW인 신년인사회를 개최했다. 임원 행사나 교류 활동도 2012년 이전 연 5회에서 최근 16회까지 늘었다. 협회는 네트워킹뿐 아니라 인력 양성 주요 기관까지 역할을 확장했다. 2013년 SW 인적자원개발협의체로 지정돼 SW관련 인력 양성에 주력한다.
조현정 한국SW산업협회장은 “협회가 30주년을 맞이했다는 점에서 기쁘기도 하지만 사명감도 크다”면서 “30년 전에 비해 SW 존재감이 상당히 커졌고 산업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대기업이 아니라 SW를 기반으로 한 벤처에서 많은 양질의 일자리가 생겨난다”면서 “앞으로 30년간 SW산업 발전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는 협회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전자신문 CIOBIZ]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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