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수출 세계 4위·디지털 통상 선도"…통상교섭본부, 신통상정책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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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2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4위 수출 강국으로 부상한다는 비전을 세웠다. 이를 위해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를 낮추는 등 G2와 통상 관계를 재정립하고, 신흥시장으로 수출선을 다변화하는 신(新)북방·남방 정책을 추진한다. 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대한 전향적 접근과 함께 디지털 통상을 선도하는데 주력한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5일 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신통상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통상전략 핵심은 수출시장 다변화와 CPTPP 가입 검토, 디지털 통상 전략 등을 통해 2022년 '수출 세계 4강'에 오르는 것이다.

김현종 본부장은 “미국과 중국 수출 의존도 심화로 미국 보호무역주의와 중국의 지정학 리스크 등 통상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며 “신통상전략은 G2에 더해 신흥국으로 지평을 넓히고, 주력 제조업에서 서비스와 신산업으로 품목을 다각화해 수출 세계 4위로 도약한다는 비전과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은 총 5737억달러로 일본(6981억달러)보다 1244억달러 적다. 세계 순위로는 중국, 미국, 독일, 일본, 네델란드에 이어 6위다. 통상교섭본부는 신통상전략을 통해 2022년 약 7900억달러 수출을 달성해 일본을 추월한다는 의지다. 이는 2010년 이후 연평균 수출증가율인 5.9%를 6.6%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전제로 한다.

지난해 36.7%에 달하는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를 줄이면서 통상 관계를 재정립한다. 미국과는 새로운 확대 균형 관계를 지향한다. 개정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기반으로 양국 상호 투자와 고용 확대를 지원하고, 에너지와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미래지향적 협력 확대를 모색한다.

중국과는 분업에서 협업 시대로 경제와 통상관계를 고도화한다. 한중 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으로 우리나라 서비스와 전문인력 중국 진출 기반을 마련한다.

도시 간 FTA 등 높은 수준의 지역경제 통합으로 상호 신뢰를 재정립한다.

신북방정책은 한-유라시아경제연합(EAEU) FTA를 타결해 교역과 인력 진출 확대 기반을 마련한다. 고부가 선박과 항만·항로 개발, 에너지 협력 등 북극 항로 개척 기회로 활용한다.

아세안, 인도 등 남방국가에 대해서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이미 체결한 FTA 개선을 통해 경쟁국에 비해 유리한 시장 여건을 조성한다. 스마트시티, 에너지자립섬 구축 등 한국형 혁신 시스템 수출로 맞춤형 전략을 모색한다.

CPTPP에 대한 전향적 접근도 큰 줄기다. 올해 상반기까지 CPTPP 가입 여부에 대한 부처 간 합의를 도출하고, 가입을 결정하면 하반기에 통상절차법에 따른 국내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탈퇴했던 미국이 재가입한 새로운 형태의 TPP가 출범할 가능성을 고려, 미국과 공동 대응도 논의한다. 미국이 TPP에 복귀할 경우, 우리나라 가입도 적시에 이뤄지도록 공조할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급했듯이 미국에 유리하면 (TPP) 재가입을 검토할 수 있고, 가능하다고 본다”며 “우리나라도 국익 차원에서 도움이 되면 가입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도래로 급부상한 '디지털 통상(Digital Trade)'을 선도하는 전략도 마련한다. 디지털 통상은 인터넷과 정보통신기술(ICT)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국가 간 교역활동으로 좁게는 전자무역과 전자상거래, 넓게는 데이터 주도 사업을 포괄한다.

산업부는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가진 의료(디지털 헬스케어), 제조업(스마트 제조) 분야에서 글로벌 플랫폼을 선점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

데이터 교역 관련 국내 규제를 완화하고 유망 사업모델 발굴을 위한 논의와 제도를 개선한다. 국가 간 규제 조화와 기술 표준화 등 관련 이슈를 논의하기 위한 새로운 통상 협의체 출범도 주도한다. 김 본부장은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 칠레 등과 함께 디지털 통상이 중심이 되는 메가 FTA를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것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본부장은 한미 FTA 개정 및 철강 관세 면제 합의 이후 논란이 된 환율 협상 연계, 농산물 추가 개방 요구 등을 일축했다.

김 본부장은 “사과, 배 등 미국의 농산물 수입 확대 요청은 위생 검역과 관련한 것으로 한미 양국이 지속적으로 논의하는 것이며, 이번 한미 FTA 개정협상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한미 FTA와 환율 협상도 별개 사안(nonbinding)이라는 점을 명확히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