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후배들에게 한 약속을 지켰을 뿐입니다. 창업 때부터 회사의 주인은 직원이고, 대표도 직원 가운데 한 명이라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후배들이 경영을 맡아 새로운 아이디어와 전략으로 회사를 한 단계 도약시켜 나가길 기대합니다.”
이창희 인타운 전 대표가 최근 정기주주총회에서 회사 경영권을 후배에게 넘겨 화제다. 이 전 대표는 인타운을 후배인 배준희 전무에게 넘기고 퇴사, 스타트업을 새로 시작했다.
인타운의 사내 경영권 인수·인계는 20년 전 이 전 대표가 후배들에게 한 약속이었다. 그는 인타운 창업 후 2년이 지난 1998년, 창업 멤버였던 배 전무를 비롯한 후배들에게 “20년 후 회사 경영을 맡기겠다”고 약속했다.
신임 CEO 체제 아래 인타운은 이사직에서 부장급 이상 간부까지 위로 빈자리를 채우며 순차 승진했다.
인타운의 내부 경영권 승계는 중소IT업계에서 보기 드문 사례다. 배경은 직원이 회사의 주인이고 성장 주역이라는 이 전 대표의 경영 철학이다.
그는 “창업 때부터 함께 해온 후배 경영진이 내 뒤를 이어 회사를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준비 과정의 일환으로 3년 정도 외부 일에 전념하면서 회사 업무 대부분을 맡겼는데 더 잘 운영하더라”면서 미소를 지었다.
수년 전 사내 연구와 컨설팅 파트를 대폭 강화한 것도 회사 중장기 경쟁력 강화와 함께 원활한 경영권 인수·인계를 위한 포석이었다. 그는 “내가 독립한 것처럼 현 경영진도 퇴사해 독립할 때 인타운과 협력할 수 있는 유망 비즈니스 아이템을 발굴해 제공하려는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창업 이후부터 자신이 보유한 지분도 직원들에게 꾸준히 넘겼다. 현재 인타운 지분의 20% 가량은 부장급 이상 임직원이 보유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장기적으로 인타운을 종업원 지주회사로 만들고 싶다. '내가 주주이고, 조만간 간부가 되고, 언젠가는 사장도 할 수 있다'는, 직원들에게 희망을 주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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