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코리아 중국게임 담당 인력 강화...한국게임 허리 '빨간불'

구글코리아.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구글코리아.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구글이 한국에서 중국 게임 사업을 확장한다. 국내 게임 생태계에 침투하고 있는 중국 게임의 약진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견기업 기반이 취약한 한국 게임 산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9일 게임·모바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코리아는 최근 중국 게임 담당 전문 인력을 배치했다. 이전에는 한·중 구별 없이 소싱 업무를 했지만 '중국 담당'을 구분했다. 한국에 진출한 중국 게임사나 한국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에 진입하려는 중국산 게임을 지원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구글코리아가 올해 초 게임 수급을 담당하는 파트를 키우면서 중국 게임 전담 인력을 보강했다”고 전했다. 구글코리아는 “내부 인력에 관해 자세한 확인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구글은 한국에서 연간 게임 유통 수수료로 1조원 이상을 거두고 있다.

중국 게임은 최근 2년 동안 한국에서 급성장했다.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2017년 한국 구글플레이 매출 톱20에 든 중국산 게임 수는 2016년 11개에서 2017년 16개로 증가했다.

중국산 게임이 한국에서 거둔 연간 총매출은 지난해 7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톱 20위에 진입한 중국산 게임 가운데 6~10위권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292% 급증했다.

올해 1분기에는 국산 대작이 주춤한 틈을 타 '라그나로크M' '삼국지M' '벽람항로' '드래곤네스트M'과 같이 중국에서 개발한 게임이 중상위권 이상 매출을 기록했다. 한국 온라인게임을 원작으로 중국에서 개발하거나 아예 중국이 새로 개척한 지식재산권(IP)이다.

구글코리아가 한국에 진출한 중국 게임의 지원 강화는 국내 게임 산업에 악영향으로 작용한다.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2016년에 39개이던 한국 게임사의 중국 게임 퍼블리싱 건수가 2017년에는 65개로 늘었다. 웹젠·그라비티·카카오게임즈 등 중견 게임사는 물론 넥슨과 넷마블까지 중국 게임 수급에 나섰다.

구글이 지원을 늘리며 이 현상이 가속되거나 아예 중국에서 한국으로 직진출해 이익을 높이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한국에서 인기를 끈 중국산 모바일게임 '소녀전선' '붕괴3rd' '벽람항로'는 중국 회사가 퍼블리싱했다. 이 가운데 일부 게임은 개발사가 국내 기업과 수차례 미팅 후 이 회사로 퍼블리싱을 선회하는 바람에 논란을 일으켰다.

국내 게임사 관계자는 “중국 퍼블리셔 회사가 구글의 지원을 업고 한국에서 사업을 강화하면 국내 업계가 손댈 수 있는 부분이 더욱 없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국 게임 관련 학과 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한동숭 전주대 교수는 “중견기업은 미래 게임 인력 양성을 위한 요람”이라면서 “이들 기업이 자생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한국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플랫폼 회사가 더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녀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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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