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임원 독립경영 인정제도'를 도입한다. 기업집단은 회사를 소유한 전문가를 임원으로 영입해도 일정 요건을 갖추면 해당 회사를 계열사로 편입하지 않아도 된다. 다음 달 휴맥스가 네이버 계열사에서 제외될지 관심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임원이 독립 경영하는 회사를 기업집단에서 분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10일 밝혔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기업집단 임원이 30% 이상 최다출자자인 회사는 총수 지배가 미치지 않아도 기업집단 계열사로 편입하도록 규정했다. 기업집단이 회사를 소유한 전문가를 임원으로 영입하는데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정위는 '임원 독립경영 인정제도'를 도입해 문제를 해결한다.
기업집단 소속 임원이 독립 경영하고 있는 회사 중 일정 요건을 갖춘 경우 계열사에서 분리할 수 있다. 임원이 총수 관련자가 되기 이전부터 회사를 소유·지배해야 하고, 임원과 총수 측 사이에 출자관계가 없어야 한다. 임원 측 계열사와 총수 측 계열사 간 상호 매입이나 매출 관련 거래의존도가 50% 미만이어야 한다.
이번 조치로 휴맥스가 네이버 계열사에서 제외될지 관심이다. 공정위가 지난해 9월 네이버를 준대기업집단(자산총액 5조원 이상)으로 지정하면서 휴맥스는 계열사로 편입됐다. 네이버는 휴맥스의 독립 경영을 근거로 계열사에서 제외해 달라고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공정위는 5월 1일 대기업집단·준대기업집단을 새로 지정할 계획인데, 이 때 휴맥스가 네이버 계열사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
공정위는 “임원이 독립 경영하는 회사가 계열 분리돼 대기업집단이 부담 없이 전문경영인을 임원으로 영입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며 “교수, 전직관료 중심 사외이사 선임에서 벗어나 전문적 경험과 역량을 갖춘 기업인을 활용할 수 있게 돼 사외이사 제도가 실질화 되고 기업 경영 전문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이 친족회사 계열분리 제도를 악용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해가는 문제 해결을 위해 관련 규율을 강화했다. 현행 요건으로는 부당내부거래 가능성이 높은 회사도 친족분리가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공정위는 총수 측과 분리 신청하는 친족 측 간 거래에서 부당지원, 사익편취로 조치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는 요건을 추가했다. 계열에서 제외된 날짜 전후 각 3년간 거래에서 부당지원, 사익편취로 공정위 조치를 받으면 제외 결정을 취소할 수 있다.
공정위는 “친족이 독립 경영하는 회사라는 이유로 계열 분리를 신청하면 3년간 내부거래내역을 제출받아 부당지원, 사익편취 해당 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