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간 치아보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중소형 보험사의 전유물이던 치아보험에 최근 대형사가 잇달아 진출했다. 시장 확대로 다양한 선택권과 비용절감이란 장점도 있으나 경쟁과열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에 이어 삼성생명도 치아보험을 출시하면서 시장 확대에 나섰다.
치아보험은 제한적인 보장과 높은 손해율로 대형사가 출시를 꺼렸던 상품이다. 그동안 외국계 생명보험사와 일부 손해보험사만 시장에 참여했다.
하지만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을 대비해 자본 변동성 부담이 큰 저축성보험보다 보장성 보험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하면서 시장 진출이 늘었다.
업계는 치아보험의 시장성에 주목한다.
치과치료는 발생 빈도는 높으나 건강보험 보장률은 낮아 소비자 진료비 부담이 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 치과병원·의원 보험자 부담률은 각각 60.72%, 66.93%로 총 보험자 부담률인 74.89%보다 낮다. 특히 우리나라 치과치료 비중은 OECD 국가 중 30%로 가장 높다.
그러나 정부의 치과치료 비용 절감에도 보험 적용 범위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정부는 지난해 만 65세 이상 고령자에 틀니나 임플란트에 적용하던 건강보험 본인부담률 등을 50%에서 30%로 낮췄다. 하지만 고가인 틀니나 임플란트는 건강보험 적용 연령에 제한이 있고, 평생 2개까지만 적용된다. 게다가 뼈 이식이 필요하면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등 범위도 제한적이다. 소비자 관심이 큰 이유다.
삼성생명 치아보험은 출시 첫 날만 2만5000여건이 팔렸다. 첫 보험료 규모만 12억원이다.
2008년 초기 180%에 달했던 손해율도 위험관리 전략이 개선되며 최근 60% 수준까지 낮아졌다.
다만 주요 생명·손해보험사가 모두 치아보험 시장에 뛰어들면서 과당 경쟁 우려가 제기된다. 과당 경쟁으로 향후 손해율이 악화할 수 있어 갱신보험료 급증, 보험금 지급 심사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2000년대 중반 암보험 경쟁이 심화되면서 손해율이 급상승하고, 상품 판매를 중단했던 사례가 있다.
보험연구원은 “보험사는 소비자 위험보장 수요를 지속 발굴해 사회후생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며 “이런 노력이 장려될 수 있는 사회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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