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약물과 약물, 약물과 음식 간 '궁합'을 예측하는 딥러닝 기술을 개발했다.
이상엽·김현욱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팀은 약물-약물 및 약물-음식 간 상호 작용을 예측하는 '딥 DDI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약물 상호작용이란 한 약물의 효과가 다른 약물·음식 등 물질에 의해 변하는 현상이다. 기존 기술은 상호작용 유무를 예측하는 수준으로, 구체적 약리 작용 정보는 제공하지 못했다. 맞춤형 처방, 식이요법 등 응용 연구의 체계적 근거를 제시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19만2284종의 약물 간 상호작용을 92.4% 정확도로 예측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딥 DDI는 두 약물 간 상호작용을 예측해 문장으로 제공한다. “약물 A를 약물 B와 함께 복용 시, 약물 B의 대사가 감소할 수 있다”는 식이다.
딥 DDI를 이용하면 두 약물 복용 시 일어나는 유해 반응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 인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체 약물, 특정 약물 효과를 떨어뜨리는 음식 성분을 예측할 수 있다.
신약 개발, 복합 약물 처방, 투약 시 음식 조절 같은 헬스케어·정밀의료 산업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엽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정밀의료를 선도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개발했다”면서 “복합 투여되는 약물의 부작용을 낮춰, 효과적인 약물 치료 전략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실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바이오리파이너리를 위한 시스템 대사공학 연구', KAIST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플래그십 이니셔티브 연구' 지원으로 수행됐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