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경쟁력 잃은 우리 산업...이제는 가치경쟁력 향상으로 승부해야

가격경쟁력을 잃은 우리 산업이 '가치경쟁력' 향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미국의 통상압박 등으로 우리 기업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생산성 제고로 가격경쟁력 약화를 통해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만기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14일 서울 무역보험공사 국제회의실에서 박일준 산업부 기획조정실장, 채희봉 산업부 무역투자실장, 강성천 산업부 무역투자실장, 김학도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과 긴급 실물경제점검회의를 열었다.
정만기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14일 서울 무역보험공사 국제회의실에서 박일준 산업부 기획조정실장, 채희봉 산업부 무역투자실장, 강성천 산업부 무역투자실장, 김학도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과 긴급 실물경제점검회의를 열었다.

정만기 글로법산업경쟁력포럼 회장은 17일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우리 산업이 직면한 위기와 우리의 대응' 전문가 포럼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날 포럼은 정 회장의 모두 발제를 시작으로 '글로벌경제와 국가경쟁력' 세션과 '가격경쟁력과 가치경쟁력' 세션으로 나누어 전문가 발표와 토론으로 진행됐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장병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 백운규 산업통상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홍석우 전 지식경제부장관 등 관련 전문가 250여명이 참석했다.

정 회장는 “철강과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등 주력산업 뿐 아니라 로봇, 전기 수소차, 드론 등 미래 산업에서까지 중국의 과잉공급과 추격은 격화되고 있다”며 “우리 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독일 등 선진국도 기존 서비스업 강세에다 4차 산업혁명을 활용한 제조업 분야에서까지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동안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수출 6위, 1000억달러 무역흑자 시대를 열었던 우리 산업이 가격경쟁력을 급격하게 상실하고 있다며 연구개발(R&D) 생산성 제고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과감한 기술혁신과 1대 1 맞춤형 생산시대 조기 구현을 통한 생산성과 제품다양성 향상만이 우리 산업의 가치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며 “신산업 규제개혁과 인력·기술 인프라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부출연연 R&D 예산 편성방법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했다. 기업 과제 위주의 연구를 전제로 연구원의 연구자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취 동기가 높은 사람에겐 자율성을 높여주는 것이 생산성을 높이는 길”이라며 “1조원의 로얄티 수입을 얻고 있는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 회장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은 기업의 가격경쟁력 약화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며 “기업의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통한 생산성 혁신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부가가치위주 선제적 구조조정 △신성장 업종 중심 인재 양성 △R&D 생산성 제고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덩어리' 규제를 잡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주연 아주대 교수는 “기존 총량규제 위주, 쇼윈도우식 신산업 규제정책에서 벗어나 본원적인 규제를 혁신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정부의 규제법안과 달리 국회의원이 발의하는 규제법안은 법률 규제영향평가가 없어 무분별한 규제가 양산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영국, 미국, 독일처럼 의원 발의 법안도 규제영향평가와 규제일몰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데이터공유 규제혁신 없는 혁신성장은 공염불”이라며 “공공부문의 전자주민증 도입, 공공데이터 개인정보보호 규제를 혁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