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흥행 과실 구글만 '냠냠', 토종 앱마켓 2년째 수백억 적자

2016년 통신3사와 네이버가 연합해 만든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
2016년 통신3사와 네이버가 연합해 만든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

지난해 국내 게임시장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1조원을 돌파했지만 정작 토종 앱마켓은 수혜를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사가 토종 앱마켓 출시를 꺼리면서 연간 수백억원대 적자를 면치 못했다.

17일 2017년 원스토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16년에 이어 지난해 27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2016년에는 220억원대 적자였는데 1년 사이 적자폭이 22%나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068억원에서 1155억원으로 8% 늘었다. 원스토어는 SK텔레콤 T스토어를 주축으로 네이버와 이동통신 3사가 연합해 만든 토종 앱마켓이다. 2016년 6월 출범했다.

게임흥행 과실 구글만 '냠냠', 토종 앱마켓 2년째 수백억 적자

원스토어는 2016년말부터 국산 흥행작을 거의 유치하지 못했다. '리니지2레볼루션' '리니지M' 원' '검은사막'은 구글 애플에만 출시됐다. 4월 현재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10위권에 위치한 게임 중 원스토어에 출시된 게임은 '모두의 마블' 등 1종뿐이다.

지난해 총 6조원 이상 매출을 기록한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등 대형 3사는 2016년 이후 원스토어에 자사 게임을 출시하지 않았다.

구글은 한국에서 연간 게임 수수료만 1조원 이상 거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해 한국 구글플레이에서 총 3조4000억원 거래액(매출)을 기록했다. 2016년 2조원에서 크게 증가했다. 30% 수수료를 감안하면 이익은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게임 관련 거래액이 95% 이상이다.

원스토어 관계자는 “양 마켓에 동시 출시한 게임 중 일부는 원스토어 매출 비중이 더 높다”면서 “공정한 경쟁이 안 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게임사가 원스토어 출시를 피하는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게임업계는 최근 시작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주목한다. 공정위는 4월 초 게임업계를 대상으로 공문 등을 통해 구글로부터 불공정 거래 압력을 받았는지 조사했다. 구글과 토종 앱마켓에 동시에 게임을 출시한 회사가 구글로부터 불이익을 받았는지 여부도 살핀다.

공정거래법 전문 변호사는 “공정위가 사실조사에 들어갔다는 것은 최소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불공정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될 경우 최소 시정명령과 과징금, 사안이 심각하면 대표 등 해당 임직원 고발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게임사가 눈치를 보는 것은 구글이 글로벌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게임이 주력인 넷마블은 지난해 54% 매출을 해외 시장에서 올렸다. 구글이 글로벌 사업에서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파트너인 셈이다.

구글 진입을 막은 중국은 텐센트, 바이두, 치후360 등 현지 인터넷 업계를 중심으로 '3자 안드로이드 마켓'이 발달했다

<표1> 구글플레이 한국 2016-2017년 매출(추정), 출처:아이지에이웍스

<표2> 원스토어 2016년-2017년 매출, 출처:원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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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흥행 과실 구글만 '냠냠', 토종 앱마켓 2년째 수백억 적자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