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1분기 수익성 '빨간불'…불황 장기화 우려↑

대형 손해·생명보험사의 올해 1분기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금리인상과 주식시장 호조에 따른 투자수익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뿐 아니라 예상보다 부진했던 손해율과 사업비율, 실적 악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빅3 손보사와 빅3 생보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조2000억 원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대비 30.6% 급감한 수치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한화손보, DB손보, 메리츠화재 등 빅3 손보사는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9% 줄어든 5612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손해율 악화가 손보사의 실적 부진을 견인했다. 특히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경우 보험료 인하에 따른 매출 둔화, 지난 1~2월 한파 영향으로 급격하게 나빠졌다. 올 1분기 손보 5개사의 차보험 손해율은 전년 동기 대비 6.6%포인트(P) 크게 늘어난 83.8% 추정된다.

우선 삼성화재를 제외한 손보사의 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삼성화재는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47.0% 감소했다. 지난해 을지로 본사 매각금액인 2600억 원이 반영되면서 기저효과로 순이익 감소폭이 컸다.

다만 이를 제외하면 차보험 손해율 악화에도 신상품 출시와 독립보험대리점(GA)채널이 커지면서 순이익은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해상과 DB손보, 메리츠화재는 차보험 손해율 악화에 따른 영향을 크게 맞았다. 따라서 현대해상은 35.3%, DB손보는 24.6%, 메리츠화재는 29.1% 줄어든 각각 747억 원, 1201억 원, 630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한화손보는 업계 내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회사의 포트폴리오가 차보험 대비 장기보험 비중이 큰 이유다. 하지만 사업비 상승 부담은 다른 손보사들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일정부분 순이익 감소는 예상한다.

삼성생명, ING생명, 한화생명 등 빅3 생보사는 올해 1분기 순이익으로 641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7% 줄어든 실적이다.

추운 날씨로 인한 계절적 영향으로 위험손배율이 지난 1~2월 전년 동월 대비 상승흐름을 나타냈다. 또 지난해 1분기 변액준비금 환입이 대규모로 발생한 삼성, 한화의 경우 삼성생명은 지난해 900억 원에서 400억 원, 한화생명은 지난해 500억 원에서 올해 미미한 환입규모가 각각 예상된다.

2분기에도 수익성 하락 기조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보사의 경우 차보험 성장률 둔화에 따른 손해율이 상승하고 있고, 생보사 역시 올 상반기 증시 변동성 확대로 전년 대비 변액준비금 환입효과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오진원 한화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실적 기저효과로 회사별 10% 전후의 순이익 감소가 예상된다”며 “지난해 대비 사업비율이 상승하고, 차보험 경과보험료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어 손해 폭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