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벤처펀드가 출시 9거래일만에 판매액 1조1000억원을 돌파했다. 최근 출시된 세제혜택 상품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16일 기준으로 코스닥벤처펀드 판매액이 1조1151억원을 기록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 5일 출시 이후 9거래일만에 1조원을 돌파했다. 16일에는 출범 이후 가장 많은 판매액인 1766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앞서 정부가 출시한 어떤 세제혜택 금융투자상품보다 빠른 속도로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1조원 달성까지 하이일드펀드는 4개월, ISA는 1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소득공제 등 세제혜택을 비롯 코스닥 공모주 30%를 우선배정하는 혜택을 담아 투자 위험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자산의 50% 이상을 벤처기업이나 벤처기업에서 해제된 지 7년 이내인 코스닥 상장 중소·중견기업 등에 투자해야 한다. 이 중 15% 이상은 벤처기업이 발행한 신주 또는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해야 한다.
금투협 관계자는 “다수의 연말정산 항목이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변경된 과세환경에서 가입요건의 제한이 없는 유일한 소득공제 상품으로서 세제혜택 측면의 뛰어난 상품성이 주된 흥행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투자수요 및 펀드 라인업 확대에 따른 국민들의 관심 증가로 벤처기업 투자의 대표상품으로 성장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단 시간에 1조원을 돌파했지만 사모펀드 비중이 크다는 점은 다소 우려되는 부분이다. 금투협에 따르면 16일까지 출시한 코스닥벤처펀드 93개 가운데 공모펀드는 7개에 불과하다. 공모펀드 판매액도 2487억원으로 사모펀드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CB나 BW 등으로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기업의 회사채와 주식은 사모펀드와 대형사가 독식하고 있다”며 “공모펀드를 활성화해 다양한 개인투자자가 진입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