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삼성전자서비스 본사를 다시 압수수색했다. 삼성전자서비스가 노조활동을 보장한다고 발표한 지 하루만에 나온 조치다. 검찰이 삼성전자서비스와 노조 합의를 수사사항과 별건으로 보고 수사를 재개한 것이란 해석이다.
1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김성훈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서비스 본사에 검사·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했다. 건물 지하 문서창고에 보관된 문서·컴퓨터 데이터 자료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날 삼성전자서비스 부산 해운대센터 등 4곳에도 수사인력을 보냈다. 인사·노무관리와 경영 관련 문서, 컴퓨터 하드디스크 자료 등을 압수했다.
검찰은 삼성전자서비스가 지하창고에 지역 서비스센터 관리 현황·각종 인사자료를 보관해 둔 정황을 포착하고 추가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삼성전자서비스가 '노조 와해'를 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를 이어간다. 지난 6일 강제수사를 본격화했다. 12일 만에 이번에 삼성전자서비스 본사 압수수색을 재개했다. 이날 대상이 된 창고는 검찰이 첫 압수수색에서 확인하지 못했던 장소로 알려졌다.
검찰은 삼성전자서비스가 노무관리 '마스터플랜'을 수립한 뒤 지역 서비스센터 노조가입률을 낮추기 위해 단계별 대응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나선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삼성전자 가전제품 등의 국내 사후서비스(AS)를 제공하는 삼성전자 자회사다. 각 지사는 관할지역 협력업체인 AS센터를 관리한다. 전국 각지 서비스센터 소속 서비스기사 직원은 2013년 7월 삼성전자서비스노조를 결성했다. 원청업체인 삼성전자서비스를 상대로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해왔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지난 17일 삼성전자서비스의 합법적 노조활동을 보장하고, 직원을 직접 고용할 뜻을 밝혔다. 80년간 지켜온 무노조 경영원칙을 깨면서 갈등을 해소하려 했다.
하지만 검찰이 수사를 재개하면서 삼성전자서비스에 다시 긴장이 흐른다. 검찰은 압수수색과 함께 증거분석 포렌식 작업 등을 위해 삼성전자서비스 본사 관계자를 소환할 것으로 전해졌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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