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한 끼 때우는 음식'으로 인식됐던 가정간편식(HMR)이 맛과 재료 등 품질을 대폭 강화한 '프리미엄 간편식'으로 거듭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1세대 가정간편식 대명사 '햇반'과 2세대 한식 브랜드 '비비고'에 이어 한식을 제외한 모든 메뉴를 포괄하는 '고메' 시리즈를 3세대 가정 간편식으로 밀고 있다.
19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고메는 지난해 브랜드 론칭 2년만에 매출 1000억원대 브랜드로 성장했다. 올해는 전년대비 두 배 이상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프랑스어로 '미식가', '식도락가'를 의미하는 고메는 '셰프 메이드 퀄리티'를 추구해 외식 전문점 수준의 맛품질 구현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소비자의 뜨거운 반응과 속에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는 등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고메는 냉동 제품과 상온 제품으로 나뉜다. 냉동 브랜드는 현재 치킨류, 스테이크류, 스낵류 세 가지 카테고리에 12종 제품이 출시됐다. 냉동 제품들은 전년 대비 5배 성장하며 660억원 누적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모두 출시 2년여 만에 일군 성과다.
지난해 7월 출시된 고메 상온 간편식 제품은 고메 함박스테이크, 고메 토마토미트볼, 고메 크림베이컨포테이토, 고메 로제치킨 4종이다. 상온 제품들은 3월말 기준 9개월만에 누적 판매량 300만개를 돌파했다.
30~40대 젊은층과 1인가구 등이 주 소비층으로, 집에서 편안하게 미식을 즐기거나 간편식으로 가벼운 식사를 즐기는 식문화 확산에 따라 '라이프 스타일 맞춤형' 저녁대용식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이는 셰프 레시피 수준의 맛 품질, 합리적인 가격과 감성 패키지, 전자레인지 조리만으로 즐기는 간편성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상온 제품은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깨고 있다는 점은 인기를 한층 견인하는 요인이다.
통상적으로 상온 제품은 보관과 조리가 간편한 대신 고온 살균처리 때문에 만족스러운 맛 구현이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고메 상온 간편식은 CJ제일제당만의 차별화된 R&D 연구개발을 통한 회전식 살균기술을 적용해 산소와 미생물 유입을 차단해 원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 최장 9개월간 실온 보관이 가능하도록 했다.
셰프 레시피로 만든 소스와 야채를 곁들여 맛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렸다. 트레이 용기에 포장해 별도 그릇 없이 전자레인지 90초 조리만으로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 것도 주효했다.
핵심 R&D 기술들이 적용됐다. CJ제일제당은 외식 수준의 프리미엄급 메뉴를 그대로 구현한 차별화된 '맛'을 위해 기존 제조공정을 과감히 포기했다. 고기를 갈아서 만들던 기존 관행을 버리고 칼로 굵게 썰어 넣는 공정을 새롭게 도입하는 등 원재료 전처리 과정부터 변화를 줬다. 풍부한 육즙과 식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제품의 겉과 속을 구분해 만드는 차별화된 신기술(이중충진 기술)도 처음으로 새롭게 적용했다.
짧은 시간에 고온으로 가열하는 공정으로도 제품을 차별화했다. 230도 이상 높은 온도에서 빠르게 표면을 익혀 겉은 단단하고 바삭한 식감을 만들고 속은 육즙과 재료 고유의 맛 성분을 가둬 손실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이를 위해 달구어진 돌판에 구워먹는 스테이크 메뉴 원리를 응용해 공장 제조공정을 다시 설계하기도 했다. 제품과 어울리는 전용 소스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특별한 미식의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 하에 출시된 고메 브랜드는 셰프 레시피 퀄리티 제품임을 강조하는 동시에 차별화된 맛품질이 주효했다”며 “고메 브랜드를 국내 대표 HMR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