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제커가 국내 네 번째 타이어 브랜드를 내놓는다. 한국 기업이 승용차 타이어 브랜드를 선보이는 것은 국내 업계에 한국·금호·넥센 타이어 3강 체제가 굳어진 이후 30여년 만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애프터마켓 부품업체 제커(대표 오세훈)는 오는 23일 승용차 교체용(RE) 타이어 브랜드 '제커타이어'를 공식 출범하고 예약 판매에 본격 들어간다. 제커는 지난해 합성 엔진오일 브랜드 '몬스터블러드'를 선보여 출시 1년여 만에 누적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중소기업이다.
제커타이어는 국내 수요가 가장 높은 12종 규격 승용차 타이어를 선보인다. 가격은 기존 한국·금호 타이어 제품보다 약 20% 저렴하게 책정할 예정이다. 초도 물량은 2만본 수준이며, 매달 2만본가량을 추가로 투입한다. 향후 판매 추세에 따라 규격과 물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타이어는 고도화된 기술력과 대규모 생산 설비를 갖춰야 하기 때문에 신규 기업 진입 장벽이 높은 산업군으로 분류된다. 중국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에 공을 들인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제커는 글로벌 업체와 기술을 제휴, 타이어 전문가 협업으로 기술력과 생산력을 확보했다.
먼저 타이어 개발은 국내외 유명 업체와 기술 제휴로 완성했다. 타이어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인 트레드 패턴은 과거 한국타이어 제품 개발에 참여한 일본 타이어 전문 디자이너가 담당했다.
제커는 자동차 OBD2(차량진단모듈) 스캐너를 통해 확보한 빅데이터를 제품 개발에 반영, 기존 타이어와 차별화했다. 제커는 자사가 판매한 스캐너 몬스터게이지를 장착한 6만여대 주행 정보 빅데이터를 분석, 국내 차량 소유주 주행 성향을 타이어 소재와 패턴 개발에 적용했다.
타이어 생산은 중국 내 최대 타이어 생산 지역인 산둥성에 자리한 전문 제조업체에 맡겨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 업체는 최신 설비를 갖추고 제커를 비롯한 글로벌 브랜드 타이어 수십 곳에서 주문받은 타이어를 생산해 납품한다.
오세훈 제커 대표는 “중국 정부는 타이어 총량제를 통해 신규 타이어 생산을 제한하고 있다”면서 “제커는 중국 타이어 브랜드 A사에 자사 엔진오일 등 윤활유 기술을 넘겨주고 타이어 생산 물량 일부를 받는 방식으로 생산권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제커는 출시 초기 온라인 판매에 주력한다. 이베이코리아와 제휴해 23일 출시와 동시에 옥션, 지마켓에서 예약 판매를 시작한다. 온라인에서 구매 후 제휴 정비소를 통해 타이어를 교체하는 방식이다. 올해부터는 자체 정비 프랜차이즈 사업을 통해 오프라인 판매망도 늘려 나갈 계획이다.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법인 판매도 추진한다. 제커는 현재 국내 대형 캐피털사 자동차 사업부문, 렌터카, 카셰어링 업체와 교체용 타이어 공급에 관한 업무 제휴를 진행하고 있다.
오 대표는 “제커타이어 출범 첫해 매출 목표를 100억원 이상으로 예상한다”면서 “한국에서 품질을 인정받은 이후 일본, 중국, 동남아 등으로 판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