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정상회담 가장 큰 과제는 '디테일의 악마' 넘어서는 것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북미 정상회담에서 가장 큰 과제로 세부 논의과정에서 빚어질 '디테일의 악마'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 정상회담은 보수와 진보가 다를 바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언론사 사장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디테일의 악마'를 우리가 넘어서는 것이 가장 과제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남북·북미 간 정상회담에서 세부내용 안에 숨어 있는 '악마'에 잘 대비해야 성공적인 결과물을 낼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비핵화 △평화체제 △북미관계 정상화 △국제적 대북 경제지원 등은 원론적 합의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 목표를 구체적으로 실현해 나갈 '디테일'한 방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급박하게 남북 관계가 개선되고,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까지 이어지게 된 배경 설명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군사적 긴장고조와 올 4월 위기설을 언급하면서 “어쩌면 상황이 그렇게 흘러갔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흘러가는 정세에 우리 운명을 맡기지 않고 우리가 주도적으로 원하는 상황을 만들어 내려는 의지와 노력이 상황을 반전시켰다”며 “작년 7월 베를린 선언을 두고도 꿈같은 얘기라고 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그 꿈이 지금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담한 상상력과 전략이 판을 바꾸고 오늘의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며 “북미 간에도 서로 적극적인 대화 의지 속에서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고, 회담의 성공을 위해 좋은 분위기를 만들려는 성의를 서로에게 보여주고 있다”고 반전된 상황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G20 참석차 독일을 방문, 베를린 쾨르버재단에서 '신한반도 평화 비전'이라는 주제로 연설했다. 당시 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6.15 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 이행 △북한 체제 보장하는 비핵화 촉구 △남북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신경제지도 본격화 △비정치 분야 교류협력 확대 △이산가족 상봉재개 △평창동계올림픽 북한선수단 참가 △군사분계선 적대행위 중단 △남북대화 재개 등을 제안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대북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로는 '남북의 공동번영'이라고 강조했다. 취임이후 자신이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줄곧 공을 들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음을 밝혔다. 그는 “우리가 비핵화든 평화든 그것을 통해 가려고 하는 것은 남북 공동번영”이라며 “이제는 남북 간에 협력한다는 차원을 넘어 국제적인 참여 같은 것이 이뤄져야만 현실성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북미정상회담 중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남북정상회담뿐만 아니라 사상 최초로 열리는 북미정상회담까지 성공해야만 대화의 성공을 말할 수 있다”면서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고 두 정상회담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대담한 상상력과 창의적인 해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보수층과의 소통에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보수층과의 소통, 당연히 노력하겠다”며 “이 문제는 보수든 진보든 생각이 다를 바가 없고, 특히 남북 간 회담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어서 북미 간 회담이 이어지고 북미회담의 성공을 통해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 과정을 통해 설령 보수적인 생각을 갖고 계신 분들이더라도 다 같은 공감을 하게 되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 문 대통령은 언론사 대표들이 제언한 이산가족 상봉 필요성 등에도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