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상생 정책으로 추진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재료·부품 성능평가 사업'에 업계 관심이 높다. 이 사업은 반도체 장비, 재료, 부품 등 후방산업 기업에 실제 대기업 반도체 디스플레이 생산 라인에서 평가받을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성능 평가 사업이 기존에 없던 것은 아니지만 올해는 좀 특별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과 후방산업계가 참여하는 상생발전위원회를 구성, 강력하게 독려하고 있다. 대기업은 2022년까지 연간 70회(디스플레이까지 합치면 연간 100회)의 성능 평가를 약속하는 등 적극 협조하는 모습이다. 민간 협회 주도로 진행되던 때는 형식적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업계가 올해 사업에서 관심을 갖고 보는 또 하나의 이슈는 주성엔지니어링 장비가 삼성 생산라인에서 테스트 받을 기회를 얻게 될 지 여부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증착장비 업체인 주성이 이번 상생협력 성능평가 사업을 계기로 17년 만에 삼성과 재거래를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체 개발한 장비 성능을 평가해 줄 협력 대기업으로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를 지목했다.
주성은 지난 2001년부터 삼성과 거래가 끊어졌다. 업계가 이번 상생협력 성능 평가 사업에서 주성의 제안과 삼성 결정에 관심이 높은 이유다. 주성은 국내에선 불가능하다고 여기던 반도체 전 공정 장비를 1990년대 처음으로 국산화한 기업이다. 삼성은 설명이 필요 없는 세계 최고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다. 거래가 성사되면 대기업 간 교차 구매가 촉발,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상생협력 생태계가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성이 평가를 제안한 장비는 대기업이 외국계 장비업체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첨단 장비다. 평가 후 납품으로 이어지면 협력사 성장과 대기업 장비 구매비용 절감이라는 윈-윈 효과가 기대된다. 또 상생 정책을 기획한 산업부로서도 장비 국산화율 향상과 상생 시너지라는 성과를 얻게 됨으로써 성공한 정책으로 평가 받게 된다. 정부 상생 정책이 의미 있는 결실을 맺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