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인증으로 불량 CCTV 거르려다 협회-업계 '진통'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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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CCTV 품질 강화를 목적으로 시행한 '공공기관용 IP카메라·NVR 보안 성능품질 TTA Verified Ver.1'(이하 '인증')을 두고 국내 업계와 TTA가 진통을 겪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시행한 해당 인증에 업계는 비용 문제, 절차, 부족한 준비기간 등을 이유로 꼽으며 이견을 보이고 있다. 실제 해당 인증이 시작한 후 수개월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인증을 획득한 기업은 없다.

TTA 인증은 성능, 호환성, 공공안전(보안성)을 종합 평가해 인증서를 발급한다. 공공기관에 공급되는 CCTV에 한해 의무사항이 아닌 권고사항으로 적용한다. 기존 운영하던 인증에 보안품질을 측정하는 공공안전 항목을 추가했다. 공인기관 인증을 통해 품질저하, 보안허점이 빈발한 저가 불량 제품을 걸러내면서 품질을 전반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순기능에도 불구 업계 반응은 냉랭하다. 역시 민감한 부분은 인증부담이다. 인증비는 품목별로 300만~400만원대다. 국내 인증비와 비슷한 수준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한 해 6개 제품까지는 인증비를 면제한다.

다만 업계에서는 버그 픽스, 보안 패치로 펌웨어 업데이트가 빈발한 상황에서 향후 인증비 부담이 폭증할 것을 우려한다. 원칙상 인증 완료한 제품도 펌웨어 업데이트가 이뤄지면 새로운 제품으로 간주, 재 인증을 받아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운영 중인 품목만 해도 100여가지 이르는데 이들 제품을 주기적으로 인증을 받으려면 비용 부담이 대폭 증가한다”고 말했다.

인증 소요시간은 통상적으로 3주~한 달 가량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인력만으로는 인증 정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인증 하나당 한 달 정도가 걸리는데 현 상황에서는 산술적으로 1년에 24개 제품까지만 인증할 수 있다”며 “물량이 몰리기 시작하면 인증 정체가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와 TTA 간 사전 소통이 부족했다는 반응도 나온다. 지자체가 TTA Verified Ver.1 인증제품 도입을 시작했지만, 업계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인증제품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인증 설명회가 3월 20일에 열렸지만 참석자들 불만이 높았다는 전언이다.

TTA에서는 업계 불만을 인지, 인증제도를 간소화하고 내부 인력을 보강하는 등 업계와 눈높이를 맞출 계획이다.

TTA 관계자는 “기존 정관에서도 파생제품은 인증을 인정하고 있다”면서 “같은 소프트웨어 기반에 하드웨어만 달라지는 경우에는 비용·기간을 절반으로 줄이는 간소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