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차세대 문자 메시지(RCS)에 기반을 둔 안드로이드용 메시지 서비스 '챗(Chat)'을 선보인다.
더버지 등 IT 전문매체들은 20일 "단문 문자 메시지인 SMS를 대체할 새로운 텍스트 메시지 서비스를 구글이 내놓을 것"이라면서 "챗으로 명명된 이 서비스는 애플의 i메시지나 페이스북의 왓츠앱에서 볼 수 있었던 고급 기능이 추가될 것"이라고 전했다.
RCS 표준이 사용될 챗을 통해 고해상도 사진이나 비디오, GIF를 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읽음 확인' 기능과 응답자가 답장을 입력하는지 여부도 알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또 구글의 AI(인공지능) 비서 플랫폼인 구글 어시스턴트도 탑재될 것이라고 더버지는 전했다.
챗은 구글 자체의 텍스트 앱이 아니라 전 세계 이동통신사와의 제휴를 통해 안드로이드 전화에서 실행되는 통신사 기반 앱이다.
구글은 그동안 페이스북의 왓츠앱(이용자 15억명)과 메신저(이용자 13억명)가 큰 호응을 얻자 이들과 경쟁할만한 자체 채팅 앱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2년 전 출시한 '알로'가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이 노력이 실패로 돌아가자 이동통신사와의 제휴라는 '전략적 후퇴'로 선회한 것이라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그러나 구글의 챗은 SMS와 마찬가지로 종단간(end-to-end) 암호화가 되지 않아 사생활 침해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각국 이동통신사와의 제휴를 통한 서비스 제공은 결국 해당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통신사들이 이용자들의 메시지를 관리·통제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메시지와 왓츠앱 등은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만이 메시지 내용을 볼 수 있는 종단간 암호 기능을 사용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의 기술인권 연구원인 조 웨스트비는 구글의 챗 출시와 관련한 성명을 통해 "페이스북의 최근 개인정보 유출 스캔들 여파 속에서 나온 구글의 결정은 위험할 뿐 아니라 데이터 사생활 보호를 위한 태도와도 일치하지 않는다"며 "구글은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들에게 그들의 프라이버시를 포기하도록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구글 측에 "이 이 프로그램을 즉각 폐기하고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제품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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