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과 노동조합이 '법정관리'를 결정하는 이사회를 12시간 가량 앞두고 '2018 임금 및 단체협약' 마지막 교섭에 돌입했다. 이번 교섭에서는 사측에서 한 발 더 물러서면서 그간 이견이 컸던 군산공장 남은 직원 거취에 대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23일 한국지엠 노사에 따르면 양측은 오전 5시께 인천 부평 본사에서 제14차 임단협 교섭에 돌입했다. 이번 교섭은 이사회가 예정된 오후 5시 전까지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노사는 당초 이사회 개최일이었던 지난 20일 제12차 교섭, 노사 대표단 비공개 회의까지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지난 21일 어렵게 다시 열린 제13차 교섭은 노조가 사측 제시안에 반발하며 소동을 일으킨 탓에 25분 만에 결렬됐다. 지난 22일에는 교섭조차 재개하지 못했다.
노사 양측은 현재 군산공장 남은 직원들에 대한 거취를 두고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사측은 군산공장 남은 직원을 대상으로 노사 합의 타결전까지 희망퇴직을 1회 실시하고, 부평·창원 등 다른 공장 상황에 따라 전환배치도 가능하다고 제시했다. 전환 배치에서 제외된 직원에게 4년간 무급휴가를 제공한다는 방침이었다.
반면 노조는 군산공장 고용과 신차 배정 문제를 먼저 확정해 비용절감 자구안과 일괄 타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특히 군산공장 남은 인력은 680명이지만, 사측이 제시한 전환배치 인력이 100여명에 불과한 것에 반발했다. 나머지 인력 500여명을 4년 간 무급휴가로 방치하는 것에 대해 '해고'와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노사가 군산공장 인력에 대한 이견을 보이면서 교섭 재개 일정조차 잡지 못하자 전날 오후 8시께부터 배리 엥글 제너럴모터스(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부문 사장,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임한택 노조지부장 등 한국지엠 관계자와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한국GM대책특별위원회 위원), 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이 참석하는 '5자 회동'이 열렸다. 이들은 밤새 장시간 논의한 끝에 군산공장 고용 등 입장차가 컸던 사안에서 접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 이사회는 23일 오후 5시부터 법정관리 신청 여부를 결정하는 이사회를 시작한다. 이날 참석하는 이사진은 카젬 한국지엠 사장 등 GM 본사 5명, 문태석 전(前) KDB 산업은행 지역본부장 등 산업은행 측 3명, 주시제 상하이자동차 주임 엔지니어 등 총 9명이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