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바가 5월 말까지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매각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하면 계획을 전면 중단키로 방침을 정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교도통신, 마이니치 등 일본 주요 언론은 이 같은 도시바의 내부 방침을 일제히 보도했다. 도시바는 도시바메모리를 미국 베인캐피털과 SK하이닉스 컨소시엄에 팔기로 했으나 중국 정부의 반독점 심사 승인을 받지 못해 매각 절차를 끝내지 못하고 있다.
도시바메모리는 지난해 도시바에서 분사한 회사다. 도시바는 자본잠식에 빠진 회사를 재건하기 위해 지난해 9월 도시바메모리를 베인캐피털과 SK하이닉스 등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에 지분 59.8%를 2조엔(약 19조8800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도시바는 지난해 12월 6000억엔 증자에 성공해 재무 상태가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도시바메모리를 매각하기보단 신규 상장이 낫다는 현지 목소리가 나왔다. 도시바메모리는 도시바 전체 영업이익 90%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채권단도 매각 중단을 용인할 수 있다. 중국의 승인 지연은 매각 철회의 좋은 명분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9일 기자들과 만나 도시바메모리 인수 지연과 관련해 “중국과 미국의 무역분쟁이 있지만 (도시바메모리 건과는) 솔직히 상관이 없다”며 “곧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협상 가능성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도시바는 23일 매각 철회 보도가 이어지자 “도시바메모리의 조기 매각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보도처럼 특정 조건에서 어떠한 구체적 정책이 결정된 바 없다”고 부인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