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명의 사이버 펀치]<62>남북정상회담과 ICT의 역할

[정태명의 사이버 펀치]<62>남북정상회담과 ICT의 역할

“전쟁이 종식되고 평화 협상으로 발전되기를 원한다.” 4월 27일 열릴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는 문재인 대통령 한마디가 한반도에 훈풍을 몰고 왔다. 실무회담이 마무리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상의 만남에 의심과 기대가 교차하고 있지만 한국전쟁 이후 68년 갈등을 마감한다는 긍정적 변화에 거는 기대가 훨씬 크다. 두 정부 속셈이 어떻든 진지한 대화로 한반도 평화가 정착되기를 글로벌 사회가 간절히 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준비 과정에서 보여 준 모습은 과거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대 변화를 수용하지 못한 탓이다.

[정태명의 사이버 펀치]<62>남북정상회담과 ICT의 역할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와 전쟁 억제 협약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그러나 최종 목표인 남북 평화 교류를 염두에 둔다면 회담 후 변화와 후속 조치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IT 강국인 우리나라 특·장점을 백분 활용한 후속 전략이 시급히 수립돼야 한다.

우선 세계 여론과 변화 기반의 빅데이터 분석을 북한의 진위 파악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기술 활용은 급격한 변화에 대한 실시간 적응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회담 참여자 평소 발언과 회담 발언에 대한 비교 분석이 이해 정확도를 증대시키고, 과거 전력 데이터 비교는 진위 파악에 도움을 준다. 주관 해석을 배제하고 객관 태도를 견지해야 향후 대책 마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태명의 사이버 펀치]<62>남북정상회담과 ICT의 역할

정상회담은 향후 남북 간 사이버 교류가 포함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야 한다. 과거 남북 교류 주 종목인 체육, 문화, 상호 방문 등 교류만으로 새로운 결과를 기대하기는 불충분하다. 클라우드, 플랫폼, 모바일 통신 시설 등 북한 정보화를 지원해 자유 민주화를 맛보게 하는 것이 방법으로 검토될 수 있다. “민주화는 정보화로부터 시작된다”고 주창한 선배들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사이버 교류에 북한 거부가 예상되지만 이를 실현하는 외교 능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ICT 교류로 북한 시장 진출을 위한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시장에서 경제 교류는 되돌리기 어려운 말뚝 박기 전략이다. 특히 세계에서 인정받은 우리 ICT와 서비스를 북한 시장에 진출시키면 통일의 길은 더욱 가속될 것이다. 비핵화 보상으로 경제 지원이 거론된다면 단순한 식량·의류와 함께 게임, 가상현실, 사회관계망 등을 체험할 수 있도록 지원 다양화를 꾀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가능하면 ICT 관련 연구 교류를 확대하는 전략도 적극 검토될 수 있다. 연구 협력은 정치성이 배제된 상태에서 교류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남북정상회담 실무진에 ICT 전문가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지금이라도 ICT 기반 분석과 교류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효율적인 남북 교류 후속 과정을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번 정상회담 준비가 마무리 단계여서 시간적으로 불가능하다면 회담 후에 시행할 ICT 정책과 기술을 고려한 전략이 준비되어야 한다. ICT는 단순한 경제 발전 이외에도 정치, 외교, 통일 분야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도구다.

이번 정상회담이 집권 초기에 개최된다는 점에서 후속 회담 가능성이 예상된다. 비록 이번 정상회담에 ICT가 배제되어 있다 해도 후속회담에서는 ICT 활용으로 극대화된 효과 창출을 꾀해야 한다. 회담에 ICT 전문가를 포함하는 것은 기본이다. 남북정상회담이 기초한 평화고속도로를 ICT가 선도해서 질주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기대한다.

[정태명의 사이버 펀치]<62>남북정상회담과 ICT의 역할

정태명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tmchung@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