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초대형 규모 미국 의료 헬스케어 시장을 뚫는다. 국내 우수 의료 솔루션 기업을 선정해 미국 조달기관에 벤더등록을 한다. 진입장벽이 높은 미국에서 조달시장을 우선 공략해 신뢰성과 안정적 수익원을 확보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국내 의료기기, 의료정보 솔루션 기업을 선정해 올해 미국 조달기관 벤더등록을 지원한다고 23일 밝혔다.
진흥원이 등록 지원하는 영역은 미국 조달청 통합계약관리시스템(SAM)과 미 연방 조달청 다수공급자계약제도(GSA MAS)다. 우리나라 조달청 나라장터처럼 공공조달 물량을 파악하고, 발주처가 자유롭게 제품을 선택해 구매하도록 제품을 등록한다.
GSA MAS는 품질, 성능, 효용 면에서 유사한 물품과 서비스를 다수 공급자와 계약 체결하도록 지원한다. 공급자는 연방정부에 자사 물품과 서비스를 계약된 가격에 공급할 기회를 얻는다. 우리나라 조달청 나라장터 종합쇼핑몰과 같다.
등록을 위해 설립 2년 이상이 지나야 한다. 등록 2년 내 연 2만5000달러 이상 조달 실적을 내야 한다. 직전년도 매출 10만~15만달러와 상호무역협정법을 준수하는 물품을 보유해야 한다.
진흥원은 심사를 거쳐 선정된 기업에 SAM과 GSA MAS 등록 행정지원을 제공한다. 등록 가능여부 판단을 위한 기업 체크리스트를 우선 배포한다. 등록 가능여부가 결정되면 필요절차와 서류작성을 지원한다. 행정작업 과정에 필요한 인력을 청년인턴 매칭지원으로 파견한다.
기업은 의료기기, 의료소모품, 의료정보시스템 등 8개 기업을 선정한다. 상대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미국 내 수요가 큰 제품 대상이다.
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미국 내 조달시장 등록 여부는 제품과 기업 인지도는 물론 신뢰성을 검증하는 중요 도구”라면서 “중소기업이 대부분 국내 의료 솔루션 시장 특성을 감안해 정부가 처음 조달등록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작년 미 연방정부 조달시장 규모는 5079억 달러(약 542조6403억원)다. 이중 의약품, 의료기기, 헬스케어 서비스는 13%이다. 매년 의료기기·의료시스템 영역에서만 72조원 시장이 열린다. 미 국가 보훈부 의료부문 조달시장(260억 달러)까지 포함하면 90조원을 넘는다.
GSA MAS에 등록되면 혜택을 받는다. 조달시장에 상시 제안서 제출이 가능하며 최대 15년 계약기간을 유지한다. 국내 기업 제품이 미국 조달시장에 등록된 사례는 없다. 세계 최대 시장이지만 경쟁이 치열하고 까다로운 행정절차 등으로 조달시장 공략을 못했다.
업계도 미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 최근 삼성메디슨 초음파 기기와 이지케어텍 병원정보시스템, 인성정보 원격의료 솔루션 등이 미국 진출에 성공했다. 기술력과 가격경쟁력, 고객지원 등을 무기로 빠르게 시장 안착하는 상황에서 조달시장까지 확대한다.
이지케어텍 관계자는 “미국 내 사업은 절차가 복잡하고 고려해야 할 영역이 많은데, 조달시장은 그런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투명하고 수월하다”면서 “내부적으로 조달등록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