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유료방송 합산 규제 폐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6월 27일로 예정된 유료방송 합산 규제 일몰 여부에 변수가 될 지 주목된다.
공정위는 '시장점유율 사전 규제는 사업자의 영업 활동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 6월로 예정된 합산 규제 일몰 규정을 그대로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과기정통부에 전달했다.
공정위는 “합산 규제는 IPTV,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특수관계자를 합산한 시장점유율이 유료방송 전체 시장점유율 33%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라면서 “시장 점유율 사전 규제는 사업자 영업 활동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시장점유율은 시장 경쟁을 통해 나타나는 결과로, 사전 규제는 시장 원리에 배치된다는 논리다.
공정위는 “시장점유율 제한 한도에 근접한 사업자는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유인이 없어짐으로써 소비자 후생에 부정 효과가 우려된다”면서 “방송 다양성 보장과 시청자 권익 보호를 위해 시장점유율 사전 규제가 아닌 사업자 간 경쟁 촉진이 필요하다”고 적시했다.
공정위는 2015년 합산규제 법률(안) 최초 발의 당시에도 옛 미래창조과학부에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합산 규제 도입 당시부터 반대 의견 원칙을 표시했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동일한 의견임을 확인한다”면서 “그러나 여론 독과점 등 방송 시장 특수성을 감안해 별도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과기정통부는 이달 초 열린 더불어민주당과 당정협의회에서 공정위의 이 같은 입장을 소개했다.
합산 규제 일몰 여부와 관련, 주무 부처인 과기정통부의 유보 태도와 국회 상황을 고려하면 공정위 의견이 일몰 또는 연장의 방향타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합산 규제 주무 부처인 과기정통부가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일반 규제 기관인 공정위 의견에 무게감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공정위로부터 합산 규제 반대 의견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국회 논의가 필요한 법률 개정 사안이어서 국회의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일몰 또는 연장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원론 입장이다.
유료방송 합산 규제는 케이블TV, 위성방송, IPTV 가입자를 합산해 특정 사업자가 전체 가입자 33%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한 것이다. 2015년 6월 3년 일몰법으로 시행돼 법률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6월 27일 자동 폐지된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