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광고 자율 심의기구가 LG전자에 올레드 TV 광고 중단을 권고했다. 자사 TV에 대한 과장 표현과 함께 경쟁사인 삼성전자 제품에 대한 언급이 문제가 됐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도 과장 광고 표현을 수정하거나 중단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세계 TV 시장 주도권을 두고 삼성과 LG 간 마케팅 대결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전미광고부(NAD)는 최근 LG전자 TV 광고에 대해 과장과 경쟁사 비방 등의 이유로 중단을 권고했다. NAD는 삼성전자가 LG전자 광고를 제소함에 따라 검토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
NAD는 LG전자 광고가 삼성전자 QLED TV를 비방하고 LG전자 TV 성능을 과장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판단했다.
LG전자는 광고에서 'QLED' 이름이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QLED의 'Q'는 마케팅에 불과하다”, “QLED가 TV의 차세대 혁신이라고 인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주장했다.
NAD는 LG전자 광고가 삼성 QLED TV를 잘못 지적했는지, LG전자 올레드(OLED) TV와 비교해 소비자에게 QLED의 상대적 단점을 정확하게 알리는지 여부를 중점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검토 결과 NAD는 삼성전자가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하기 위해 'QLED'라는 이름을 사용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봤다. 마찬가지로 “QLED가 TV의 차세대 혁신이라고 인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주장 역시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NAD는 또 LG전자가 올레드 TV에 대해 표현한 것도 과장된 표현을 중단하라고 권고했다.
LG전자가 사용한 '올레드 TV는 궁극의 화질 제공' '무한 명암비' '완벽한 블랙은 OLED TV에서만 얻을 수 있다' '완벽한 시야각' 등의 표현이 해당된다. 표현에 과장이 있고, 입증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NAD는 “광고주가 자사 제품을 홍보할 권리가 있지만 제품을 허위로 폄훼하지 않도록 하는 경쟁업체 권리와도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세계 TV 시장 1, 2위인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광고를 둘러싼 신경전도 팽팽하다.
이번 결정에 앞서 LG전자가 삼성전자 QLED TV 광고를 NAD에 제소했고 NAD가 삼성전자 광고에 대해 수정과 중단을 권고한 바 있다. LG전자가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QLED TV 100% 컬러 볼륨' '한계가 없는(Infinite) 어레이' '모든 색조가 살아난다' 등 표현이다. NAD는 이 중 100% 컬러 볼륨은 사용할 수 있지만 소비자 혼란을 줄이기 위해 수정해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다른 표현에 대해서는 사용 중단을 권고했다
지난해 호주에서도 유사한 분쟁을 겪었다. 호주광고심의위원회 산하 광고분쟁사무국(ACB)은 LG전자가 과장이라고 주장한 삼성 QLED TV 마케팅 용어 4개 가운데 3개, 삼성전자가 과장이라고 주장한 LG 올레드 TV 마케팅 용어 9개 가운데 2개에 대해 각각 '사용금지' 판정을 내렸다. 또 올해 초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는 LG전자가 삼성전자에 OLED TV 비방 내용을 광고에 사용하지 말라는 공문을 보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광고를 둘러싸고 벌이는 신경전이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면서 “알려진 곳 외에도 소송을 앞둔 지역이 있어 분쟁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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