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남북정상회담이 실전에 돌입했다. 정상회담을 사흘 앞둔 24일 우리 측이 먼저 판문점에서 정상회담 1차 리허설을 갖고 주요 행사를 점검했다. 남북 정상 간 만찬 특별메뉴는 '옥류관 냉면'으로 결정했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는 이날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회담 장소인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1차 리허설을 진행했다. 리허설에는 준비위 의제분과장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 소통분과장인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운영지원분과장인 김상균 국가정보원 2차장 등 준비위 분과장 전원이 참여해 정상회담 당일 전체 일정을 그대로 재현했다.
양 정상이 처음으로 만나는 군사분계선에서부터 공식 환영식이 열리는 자유의집 마당과 회담이 열리는 평화의집 내부 회담장까지, 회담 당일 양 정상의 모든 동선과 회담을 위해 필요한 각종 시설과 설비 상태 등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석 남북정상회담준비위원장은 자유의집에 위치한 브리핑실과 남북 기자실의 설치 현황도 둘러보면서 “당일 정상회담의 기쁜 소식이 국민들께 생생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해달라”고 관계자들에게 당부했다.
준비위는 이날 리허설과 함께 자유의집 3층과 메인프레스센터가 설치되는 일산 킨텍스에 상황실을 열어 상황 관리에 들어갔다.
준비위는 리허설에서 지적된 문제점 등을 보완해 25일 북측 선발대와 함께 남북 합동 리허설을 할 예정이다. 정상회담 하루 전인 26일에는 회담 당일 문재인 대통령을 보좌할 공식 수행원 6명까지 참여하는 최종 리허설을 다시 갖는다. 공식 수행원은 임 실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다.
청와대는 정상회담 만찬 메뉴도 공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신안 가거도의 민어와 해삼초를 이용한 '민어 해삼 편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김해 봉하마을에서 오리농법 쌀로 지은 밥, 정주영 회장이 소떼를 몰고 올라간 충남 서산목장의 한우를 이용해 만든 '숯불구이', 윤이상 작곡가의 고향 남해 통영바다의 '문어로 만든 냉채' 등으로 만찬을 꾸린다.
부산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문 대통령의 고향음식인 '달고기 구이'와 김정은 위원장이 유년시절에 머무른 스위스의 '뢰스티'를 우리식으로 재해석한 '스위스식 감자전'도 선보인다.
또 하나의 주 메뉴는 '평양 옥류관 냉면'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식사 메뉴로 옥류관 평양냉면이 좋겠다고 제안했는데, 북측이 흔쾌히 받아줬다”고 설명했다.
북측이 옥류관 수석 요리사를 행사 당일인 27일 판문점에 파견하고 옥류관 제면기를 판문점 통일각에 설치한다. 통일각에서 갓 뽑아낸 냉면은 만찬장인 평화의 집으로 바로 배달돼 평양 옥류관의 맛을 그대로 살린다.
만찬 때 나올 술로는 면천 두견주와 문배술을 정했다. 면천 두견주는 진달래 꽃잎과 찹쌀로 담근 술이다. 문배술은 고려시대 이후 천년을 이어오는 술로 중요무형문화재이자 대한민국 식품명인 7호다.
김 대변인은 “만찬 메뉴는 우리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애쓰셨던 분들의 뜻을 담아 준비했다”며 “그분들의 고향과 일터에서 먹을거리를 가져와 정성스러운 손길을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