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5G)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를 앞두고 과도한 총량제한을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한정된 주파수 자원 가치는 자유로운 시장경쟁을 통해 효율적으로 결정돼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5㎓(280㎒폭) 총량제한과 관련 100㎒ 폭, 110㎒ 폭, 120㎒ 폭 3개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100㎒ 폭으로 총량을 제한하면 100·100·80㎒ 또는 100·90·90㎒로 할당될 가능성이 높다며 사실상 '주파수 나눠먹기' 혹은 '담합'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100㎒ 폭 총량제한은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5G 시대에 혁신적 서비스 출현 제약을 초래할 가능성도 농후하다고 덧붙였다.
시장 경쟁을 통해 주파수 가치를 결정하고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경매 취지 역시 무색해진다고 우려했다. 경쟁 수요가 존재할 경우 한정된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위해 경매를 실시한다는 전파법과도 배치된다.
전문가는 “과도한 총량제한은 5G 주파수 경제적 가치 산정 기회를 박탈하고 특정 사업자에 필요 이상 주파수를 할당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필요한 사업자가 필요한 만큼 주파수를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5G 주파수 경매가 역차별을 해소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주문도 상당하다.
주파수 자원은 동일 기지국 내 이용자가 나누어 사용한다. 이용자가 많은 이통사 가입자는 주파수 부족으로 품질 저하를 겪을 수밖에 없다. SK텔레콤은 가입자 규모와 데이터 트래픽 증가 예측을 고려, 안정적 서비스를 위해 3.5㎓ 대역에서 120㎒ 폭 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배경이다.
이동통신 품질을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인 가입자당 주파수에서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 1.4배 이상이다.
2월 기준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롱텀에벌루션(LTE) 가입자 수는 2268만과 1442만, 1181만명이다. LTE 주파수는 각각 135㎒, 105㎒, 100㎒ 폭으로 가입자 1인당 평균 5.96㎐, 7.28㎐, 8.47㎐ 폭이다.
LG유플러스 가입자 1인당 주파수는 SK텔레콤 가입자 1인당 주파수의 약 1.42배다. LG유플러스가 가장 많은 가입자당 주파수를 확보한 것은 지속적인 정책 수혜 결과라는 주장도 없지 않다. LG유플러스는 2011년 경매에서 2.1㎓ 대역에 단독 입찰해 최저가에 확보했다.
2016년에는 2.1㎓ 대역 경매 결과와 연동해 경쟁사 재할당 주파수 대가를 산정한다는 정책으로 인해 최저가에 경매 주파수를 획득했다. 경쟁사는 재할당 대역 가격 상승을 우려, 2.1㎓ 대역에 입찰하지 않았다.
이 같은 특혜가 이번 5세대(5G)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까지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게 중론이다.
[표]이통 3사 LTE 가입자 및 주파수 현황(2018년 2월 기준)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