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이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는다. 여당을 제외한 야당 모두 국회가 개헌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주장, 대통령 개헌안은 국회 표결조차 불가능한 상태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이제는 문 대통령이 개헌안을 철회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회는 기한에 따라 대통령 개헌안을 5월 24일까지 표결해야 한다. 앞서 문 대통령은 6월 13일 지방선거 동시 투표를 염두에 두고 대통령 개헌안을 발의했다.
박 공동대표는 “현 상태라면 국회는 5월 24일까지 (대통령)개헌안을 표결해 부결할 수밖에 없다”면서 “개헌안이 부결되면 문 대통령은 정치권에 책임을 전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개헌안 처리 불발이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되는 만큼, 대통령 개헌안을 국회에 둬서 정치권에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개헌은 무산되지 않았다”며 국회가 국민 개헌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여당은) 6월 13일이라는 자신만의 시간표를 짜놓고 개헌장사를 시도했다”면서 “이번에 무산된 것은 청와대와 민주당의 패키지 개헌꼼수가 무산된 것이고, 개헌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고 강조했다.
여당을 제외한 교섭단체별로 개헌안을 제시한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에서도 국회 개헌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그동안 야당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당의 개헌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대통령 개헌안을 논의하자고 해 갈등을 빚었다. 민주당은 대통령 개헌안의 기초가 된 안이 당의 개헌안이라고 맞섰다.
6월 개헌이 무산되면서 민주당이 대통령 개헌안을 당의 개헌안으로 제시해도, 야당과의 논의과정에서 일부 수정 및 보완은 불가피하다. 수정된 개헌안은 여야가 합의한 국회 개헌안이 되는 셈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통령 개헌안의 기초가 된 개헌안이 우리당의 개헌안”이라며 “대통령도 국회가 개헌 논의를 하지 않으니, (개헌)안을 던지고 결과를 도출하자며 대통령 개헌안을 발의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