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조에서 근무할 때는 새벽 1~2시가 넘어가면 졸음이 밀려와서 많이 힘들었다. 아침에 퇴근을 하고 나서도 낮에는 잠을 제대로 청하지 못하고 다시 출근해야 해서, 항상 피곤했다. 하지만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으로 여가 시간이 많이 생기면서 삶의 질이 높아졌다. 근무시간이 줄어든 만큼 생산성을 향상시켜 물량 수급도 원활해졌다”
1985년 쌍용자동차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인 조병호 평택공장 차체2팀 기술수석은 최근 도입한 주간연속2교대 근무에 대해 이와 같이 말했다.
쌍용차는 지난 2일 설립 이후 처음으로 주간연속2교대제를 도입했다. 이전까지는 티볼리를 생산하는 조립1공장만 주·야 2교대를 시행해왔다. 하지만 최근 렉스턴 스포츠 인기가 높아지면서 수급을 맞추기 힘들어졌다. 현재 밀려있는 주문량만 1만대 가량 된다. 지금 차량을 구입하면 3개월 뒤에나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쌍용차는 주간연속2교대제를 도입해 생산성을 약 7.6% 가량 향상시켰다.
24일 렉스턴 스포츠를 생산하고 있는 쌍용차 평택공장을 방문했다.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에 위치한 이 공장은 86만m²(약 26만평) 부지에 2개의 차체공장과 3개의 조립공장을 갖추고 있다. 렉스턴스포츠는 차체2공장에서 차체가 만들어지고, 조립3공장에서 최종 조립을 완성한다.
먼저 찾은 차체2공장은 여기저기서 불꽃을 튀기면서 렉스턴 스포츠 차체를 용접하고 있었다. 9082㎥(약 2750평) 규모인 이 공장은 규모는 작지만 로봇 108대가 용접 작업을 100% 자동화했다. 그 결과 기존에는 시간당 22대를 생산했지만, 현재 25대까지 많아졌다. 렉스턴 스포츠 차체가 한 공정 당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은 약 2분30초. 약 1시간53분동안 47개 공정을 거치면서 차체는 완성됐다.
차체2공장은 4면 회전방식의 '메인 벅 시스템(Main Buck System)'을 적용해 최대 4종까지 혼류 생산할 수 있다. 현재는 G4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 코란도 스포츠 등 3개 차종을 혼류 생산한다. 또 차체구조 검토, 공법계획, 생산설비 설게 시 3D 설계 미 시뮬레이션을 강화해 공정 상 불량 발생을 대폭 줄였다.
완성된 렉스턴스포츠 차체는 도료 공정을 거쳐 조립3공장으로 옮겨진다. 국내 유일 프레임타입 전용 공장인 조립3라인 역시 G4렉스턴, 렉스턴스포츠, 코란도스포츠를 혼류 생산한다. 조립 3라인에는 컨베이어 벨트에 조립 중인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공정에 따라 차량 한 대당 직원들이 두 명에서 여섯 명씩 붙어서 시트, AVM시스템, 스티어링휠, 바퀴, 차체 등을 조립하고 있었다. 각 공정을 거치면서 한 시간 동안 22대의 렉스턴 스포츠가 완성된다.
송승기 쌍용차 생산본부장은 “올해 초 출시한 렉스턴스포츠가 인기가 좋다보니 현재 계약 물량만 2만대 가량되는데, 이중에서 1만대 가량이 출고를 대기하고 있다”면서 “주간연속2교대 시행을 통해 노동자 삶의 질을 향상 시키고, 이는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져 판매량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쌍용차 근무 형태는 기존(조립 1라인 기준) 주야 2교대(11+9.5시간)에서 주간 연속2교대(8+9시간)로 전환되면서 근로자 1인당 일일 평균 근로시간은 10.25시간에서 8.5시간으로 줄어들었다. 쌍용차 노사는 근무형태 변경 및 작업시간 단축에 따른 생산물량 감소는 생산성 향상을 비롯한 비가동시간 조정을 통해 추가 시간을 확보하는 등 합리적인 생산능력 제고 방안을 마련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