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SK플래닛 11번가, 인터파크가 잇달아 판매자에게 부과하는 '가격 비교' 제휴 수수료를 인상했다. 가격 비교 채널을 통해 접속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포털에 지불하는 수수료 부담이 눈덩이처럼 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인터파크는 최근 제휴 마케팅 대행 수수료를 변경했다. 판매금액의 1% 수수료 요율을 2%로 인상하는 것이 골자다. 제휴 마케팅 활동에 동의한 판매자는 네이버, 다나와, 에누리 등 가격 비교 채널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면 오픈마켓에 수수료를 지불하게 된다.
SK플래닛 11번가는 지난해 12월, 이베이코리아는 이 달 초 가격 비교 제휴 마케팅 수수료를 기존 1%에서 2%로 상향 조정했다. 인터파크가 동참하면서 국내 3대 오픈마켓이 모두 수수료 인상에 나서게 됐다.
오픈마켓 관계자는 “제휴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는데 따른 조치”라면서 “(늘어난 수수료는) 가격 비교 등 판매자 활동 활성화를 위한 서비스에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판매자들은 오픈마켓이 사실상 가격 비교 수수료를 전액 전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통상 가격 비교 서비스는 자사 채널에 입점한 온라인쇼핑에 건 당 판매금액 2%를 수수료로 부과한다. 이는 판매자가 오픈마켓에 지불하는 제휴 수수료와 동일한 셈법이다.
한 판매자는 “전체 판매량 중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가격 비교는 필수 마케팅 수단”이라면서 “오픈마켓은 가격 비교 수수료를 판매자에게 떠넘기면서 비용 부담을 줄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픈마켓 업계는 가격 비교 서비스 이용자가 급증한 것을 감안하면 수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각 업체는 자사 마케팅 비용으로 가격 비교에 노출되는 상품에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상위 화면 노출을 노린다. 경쟁사보다 저렴한 가격을 제시해야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치열한 가격 경쟁이 벌어지는 셈이다.
오픈마켓은 가격 비교 업체에 지불하는 2% 판매 수수료에 추가 마케팅 비용까지 투입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상당하다. 각 오픈마켓이 별도 제휴 수수료를 판매자에게 청구하는 이유다.
오픈마켓 등 전자상거래 업계의 가격 비교 서비스 의존도는 지속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 가격 대비 만족도(가심비) 등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가격 비교 서비스 이용자가 지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온라인쇼핑 고객 중 30~40%가 가격 비교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비교는 온라인·모바일 쇼핑 시대 필수 서비스”라면서 “온라인쇼핑, 가격 비교, 입점판매자가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 과금 체계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