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전 KT 회장이 횡령·배임혐의와 관련, 무죄가 확정됐다.
서울고등법원 형사9부(김우수 부장판사)는 26일 이 전 회장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이전 판결 대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파기 전 2심이 유죄를 인정한 횡령 혐의에 대해서도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회사 자금을 빼내 착복할 목적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거나 비자금 사용의 주된 목적이 개인적 용도를 위한 것이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2심 판결은 지난해 대법원이 “비자금 일부가 회사를 위해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데 따른 것이다.
앞서 이 전 회장은 회사 비등기 임원들에게 지급되는 수당 중 일부를 돌려받는 식으로 11억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해 경조사비 등에 사용했다며 횡령 혐의로 기소됐다. KT가 이 전 회장 친척과 공동 설립한 OIC랭귀지비주얼 등 3개 벤처업체의 주식을 의도적으로 비싸게 사들여 회사에 103억원대 손해를 끼쳤다는 배임 혐의도 받았다.
1심은 횡령과 배임 혐의 모두를 선고했지만, 2심은 횡령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이 지난해 7월 배임에 대해서는 무죄를 확정하고, 횡령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취지로 판결을 다시하라며 돌려보냈다.
이 전 회장은 선고 직후 “상식에 맞는 판단을 해 준 사법부에 대단히 감사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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