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을 앞둔 학생이 떡과 엿을 먹는 풍습은 남이나 북이나 같다. 하지만 문화의 이질성이 커지고 있고, 무엇보다 이데올로기는 극명하게 다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7일 역사적 정상회담에 세계의 시선이 쏠린 가운데,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남한과 북한의 역사와 문화 등을 집중 소개하는 기획 기사를 내보냈다.
남북의 지정학적 대치 국면 뒤에 얽힌 '사람 사는 이야기'를 소개해 한반도 상황을 더 깊이 있게 전달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도이체벨레는 이날 '남한과 북한:그들은 얼마나 다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제2차 세계대전 후 남과 북이 갈라진 역사적 상황부터 인권 문제까지 두루 언급했다. 또 남북의 인구와 국토 크기를 비교한 도이체벨레는 이어 양측의 문화를 비중 있게 소개했다.
도이체벨레는 “남한과 북한 사람들은 대대로 이어져 온 같은 종류의 음식을 즐긴다”며 입시를 앞둔 학생이 행운을 바라며 떡을 찾는 문화 등을 예로 들었다. 설날, 추석, 대보름 등 한민족 모두 중시하는 여러 명절도 소개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문화의 동질성보다는 이질성이 강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남한은 '동양의 할리우드'로 불린다며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팝 문화를 소개했다. 반면 북한은 외부로 알려진 최신 문화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도이체벨레는 “북한 정부는 스키니진이나 미니스커트까지 엄격하게 금지한다”며 “결혼할 때도 남한은 신부의 화려한 드레스에 큰돈을 들이지만 북한 주민은 소박하게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종교의 경우 북한은 남한과 달리 공산주의 때문에 공식적으로 '무신론자'라고 도이체벨레는 설명했다. 다만 북한에서도 요즘 천도교 같은 종교가 유행한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문화도 남북의 이질성을 드러내는 대표적 예로 소개됐다.
북한에서는 인터넷이 엄격하게 통제된 상태에서 일부 계층에게만 접근이 허락된다고 도이체벨레는 말했다.
도이체벨레는 “북한 사람들은 와이파이에 접근하기 위해 외국 대사관 부근 집을 사고 싶어 한다”면서 “이 때문에 평양의 집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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