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4만개 시대. 1인 가구로 대변되는 인구통계학적 변화와 맞물려 편의점의 사회적 영향력이 매년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질적 성장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편의점의 질적 성장과 미래 지속 성장의 새로운 핵심 키워드로 카페형 편의점이 주목받고 있다.
카페형 편의점의 시작은 2014년 11월 세븐일레븐이 국내 최초의 도시락카페 'KT강남점'을 오픈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세븐일레븐이 복합 생활 편의공간을 지향하며 선보였던 도시락카페는 80평 규모의 복층형 점포로 약 40석 규모 테이블과 각종 편의 시설을 갖췄다.
세븐일레븐은 미래 편의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프레시 푸드 스토어(FFS)로 정의하고 매년 카페형 편의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현재 전국에 45개 카페형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중 82.2%에 해당하는 37개점은 가맹점으로 운영되고 있을 만큼 경영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전체의 3분의2가 지방에 위치하는 등 전국적으로 카페형 편의점 플랫폼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카페형 편의점이 주목받고 매년 그 수가 증가하는 이유는 소비자의 기본 욕구인 다양한 먹거리와 편의를 모두 충족시킴으로써 점포 경쟁력 향상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단순 소비 공간을 넘어 쇼핑과 문화의 공존이라는 사회적 니즈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편의점은 한 명의 고객이 점포에 머무르는 시간이 약 40초에서 1분에 불과할 만큼 목적성 방문이 매우 뚜렷한 업태”라며 “하지만 카페형 편의점의 소비자 이용 패턴을 보면 잠깐 들르는 곳에서 머무르는 곳으로 인식이 서서히 전환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세븐일레븐 카페형 편의점의 매출 동향을 보면 고객 이용 패턴이나 베스트 상품 등에서 일반 편의점과는 확연히 다른 특성을 보였다.
우선 세븐일레븐 카페형 편의점의 평균 면적은 41.6평으로 일반 편의점(약20~22평) 보다 2배 가량 넓다. 평균 20여 석 규모의 휴게 취식 공간이 마련됐고 점포에 따라 북카페, 아이존(i-zone), 스터디룸, 화장실, 안마기 등을 갖췄다.
카페형 편의점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푸드 및 즉석식품 매출 비중이 일반 점포 보다 크다는 점이다. 최근 1년(17.04~18.03) 세븐일레븐 전체 카페형 편의점의 푸드 및 즉석식품 매출 비중은 20.4%로 일반 편의점의 10.0%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그 동안 편의점 도시락 구매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여성 이용률도 40.1%로 일반 점포 (34.8%) 대비 5.3% 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이용객도 많다. 세븐일레븐 카페형 편의점의 일평균 객수는 일반 편의점 대비 40.7% 많을 뿐만 아니라 고객 1명이 1회 구매하는 비용인 객단가도 50.6%나 높았다. 그간 편의점 업계는 한정된 작은 공간에 2500개 내외의 상품을 취급할 만큼 상품 위주로 매장이 구성되다 보니 소비자들이 여유있게 쇼핑하거나 즐길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세븐일레븐의 카페형 편의점은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고 고객의 잠재 수요를 만족시키며 새로운 편의점의 역할 정립과 가맹점 수익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차세대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정승인 세븐일레븐 대표이사는 “지금의 편의점 시장은 양질(量質) 전환의 시대가 도래한 만큼 제2의 도약을 준비해야할 때”라며 “질적 성장을 위한 차별화, 대형화, 복합화를 통해 가맹점의 수익과 경쟁력을 높이고 고객들에게는 소소한 행복을 전하는 우리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