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세제 개편에 따라 주주들에게 100조원이 넘는 돈을 추가로 풀 것으로 전망된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당초 배당, 자사주 매입 등 주주 환원으로 올해 3월까지 3000억달러(320조원)를 풀 계획이었으나 여기에 최소 1000억달러(약 107조원)를 추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1500억달러가 추가될 것으로 점쳤고, 씨티그룹은 1000억달러, RBC캐피털마켓은 800억∼900억 달러를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애플이 2012년 시작한 현금 환원 누적액이 2020년까지 최대 4500억달러로 늘어나게 된다.
애플이 이같이 돈 풀기를 확대하려 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혜택에 따른 것이다.
애플은 작년 12월 기준으로 현금 2850억 달러(약 304조원)를 보유한 '현금 부자'로 유명하지만 본국인 미국의 과세를 피하려 현금 대부분을 해외에 보관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현금의 본국 송환 시 감세 혜택을 주기로 하면서 애플도 5년간 35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겠다고 올해 1월 화답했다.
곧이어 지난 2월엔 현금 1630억 달러를 배당, 자사주 매입, 인수합병(M&A) 등으로 소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애플이 주주 환원을 확대하는 것은 세계 스마트폰 판매가 둔화할 것이란 시장의 우려를 줄이는 효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FT는 내다봤다.
애플은 1일(미국 시간) 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시장에서는 매출이 6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이폰 판매는 5400만대로 점쳐진다.
하지만 애플 주가는 아이폰 판매 둔화 전망 속에 지난 18일부터 열흘 동안 9% 떨어진 상태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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