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지역의 탄탄한 점유율을 기반으로 수도권 진출에 적극 나섰던 무학이 떨어진 지역 점유율 되찾기에 본격 나선다. 텃밭인 부산지역 1위 자리를 대선주조에 내주고 안방인 경남지역 점유율도 하락했지만 5월 주력 제품 '좋은데이'를 전면 리뉴얼 하며 시장 변화를 꾀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품질과 패키지 리뉴얼을 단행했던 무학 좋은데이는 5월 초 1년 만에 제품 전면 리뉴얼을 단행한다. 대외적으로 하이트진로 '참이슬'과 롯데주류 '처음처럼'이 도수를 내린 것에 대한 대응이자 부산 지역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대선주조를 견제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무학 관계자는 “지난해 5월에도 리뉴얼을 단행했지만 당시 리뉴얼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큰 변화를 줄 예정”이라며 “제품명과 도수를 제외한 제조공법과 원료 함량, 숙성공법 등 제품 전 분야에 걸친 리뉴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최재호 무학 회장이 '좋은데이 고객과 함께하는 CEO와 대화의 장'에서 “상대가 따라오면 제품에 변화를 줘 경쟁력을 갖춰야 하지만 이 부분이 미흡해 시장을 잃은 측면이 있어 반성하고 있다”고 밝힌 부분과 상통하는 부분이다.
무학은 리뉴얼 좋은데이를 주력 제품으로 마케팅을 펼치는 것과 동시에 올 초 출시한 15.9도 '좋은데이 1929'로 젊은층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무학의 이같은 행보는 최신 설비로 무장한 공장 설비와 주류 시장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기업문화가 있기에 가능하다는 평가다. 무학은 소주 알코올 도수는 25도 통용되던 1990년대 알코올 도수 23도의 '화이트'를 1995년 출시하며 소주시장 트렌드 변화를 예고했다. 화이트는 알코올 도수를 낮추는 것과 동시에 당시 회사 이름으로 통칭되던 소주 제품에 브랜드를 입힌 최초의 소주다.
2006년에는 지금도 파격적인 16.9도 저도 소주 '좋은데이'를 출시하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 16.9도라는 낮은 알코올 도수는 소주 시장에 적합하지 않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으나 무학을 전국구 소주로 떠오르게 만든 것과 동시에 국내에 순한 소주 열풍을 일으킨 대표 제품이다. 여성 소비자 증가와 저도주를 선호하는 주류 트렌드 변화 등으로 부산·경남 소비자는 물론 전국 시장까지 진출하는 등 비약적인 성공을 거뒀다.
무학은 점유율 상승을 위한 과제로 품질 혁신에도 힘쓰고 있다. 창원1, 창원2, 울산, 용인, 포항, 산청 등 6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무학은 최첨단 설비를 자랑한다. 공병투입부터 완제품 출고까지 한번에 가능하며 까다로운 검수 과정을 거치는 등 높은 품질을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
무학 관계자는 “89년을 이어오고 있는 무학 양조 기술과 고도화된 생산시설을 바탕으로 최첨단 기술력을 집약해 품질 좋은 제품을 선보일 것”며 “소주 본연의 맛은 유지하면서 부드러움과 깨끗함을 더해 소비자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경나)=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