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100여년 만에 처음으로 복수 금고제를 내년부터 도입하기로 하면서 주요 시중은행이 앞다투어 금고 입찰에 가세했다. 서울시 금고지기가 우리은행에서 다른 곳으로 바뀔지 여부가 주목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이 지난달 30일 서울시에 금고 운영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서울시 금고 입찰 건은 예산이 32조원에 달한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은 1·2금고에,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2금고에만 지원했다. 1금고는 일반·특별회계 관리를, 2금고는 기금 관리를 맡는다.
시 금고 은행으로 선정되면 되면 세입·세출 등을 맡으면서 수익을 낼 수 있고 시 공무원과 가족을 잠재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
선정된 은행은 내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서울시 예산과 기금을 운영하게 된다.
그간 우리은행이 100년 넘게 시 금고 운영을 맡아왔다. 우리은행은 1915년 경성부금고 시절부터 85년 동안 수의계약 방식으로 서울시금고를 맡아왔고, 1999년 서울시가 일반 공개경쟁 입찰 방식을 도입한 이후에도 20년 가까이 서울시 금고를 유치했다.
국민은행도 유력한 후보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과거 서울적십자병원, 경찰공무원 대출 사업권 등을 유치한 바 있다.
한편, 시중은행은 서울 시금고 이외 주택도시기금과 국민연금 외화금고 등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주택도시기금 재수탁기관 자리에서는 우리은행이 간사 수탁은행, 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 농협은행, 신한은행이 일반 수탁은행으로 선정됐다. 하나은행은 청약저축 수탁은행을 맡았다. 우리은행은 국민연금 주거래은행과 수탁은행도 담당하고 있다.
일반 수탁은행은 수요자 대출, 국민주택채권, 청약저축 업무를 수행하고, 청약저축 수탁은행은 주택청약 종합저축 관련 수탁 업무를 한다.
국민연금 외화금고 은행으로는 하나은행이 선정됐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