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차량용 블랙박스, 첨단기능 경쟁 치열

자동차 블랙박스가 영상기록 장치에서 벗어나 운전자 안전을 돕는 도우미로 발전하고 있다.

초창기 차량용 블랙박스는 차량 운전 상황을 촬영하는 기기로 큰 인기를 얻었다. 사고 순간을 촬영해 사고 원인과 책임소재를 밝히는 제품으로 시장이 크게 확대됐다. 이에 따라 시장규모는 연간 2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최근 블랙박스는 차량 앞뒤와 내부, 고화질 야간 촬영 수준을 넘어 주행 중 운전자 편의를 제공하는 시스템까지 지원한다.

블랙박스는 영상이나 주행정보를 저장하는 일반 기능 뿐 아니라 차선이탈 경보, 신호대기 앞차 출발 알림, 과속단속카메라 알림 등 안전운전 도우미로 거듭나고 있다. 블랙박스가 자동차 필수품으로 자리잡으면서 시장이 확대되고 제조업체간 기능 경쟁이 치열해진 덕분이다.

블랙박스 제조업체는 차선이탈감지시스템(LDWS), 전방추돌경보(FCWS), 앞차출발알림(FVSA), 보행자인식경보(PCWS), 신호등 변경 알림(TLCA), 급커브감속경보시스템(CSWS) 등 첨단 기능을 앞다퉈 채택하고 있다. 최근 화물차 및 대형차 안전사고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는 졸음운전을 방지할 수 있는 졸음운전 경보 기능도 적용되는 등 고기능화가 화두로 떠올랐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사물인터넷(IoT)과 결합도 본격화되고 있다. SK텔레콤은 국내 통신장비 제조사와 손잡고 IoT블랙박스 서비스를 이달 중순 출시한다. 블랙박스에 IoT를 적용하면 차량 사고 통보와 충격 영상을 스마트폰으로 전송받을 수 있고 차량 위치와 운행이력, 주차장소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블랙박스 시장은 2013년 115만대, 2014년 130만대, 2015년 175만대, 2016년 200만대로 4년 간 연평균 성장률은 41% 상승했다. 그러나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제살깎기가 이뤄지고 있다. 5~6년 전만 해도 200여개에 달했던 블랙박스 업체는 50여개로 줄면서 구조조정이 이뤄졌다. 그중에서도 5~6개 업체 정도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블랙박스 업체는 해외수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차량용 블랙박스는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시장에선 아직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 국내 블랙박스업체는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여전히 보급률이 낮은 지역을 적극 공략하며 외형과 내실을 모두 잡겠다는 계획이다.

블랙박스 업체 한 관계자는 “차량용 블랙박스 기술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고 시장 보급률도 높은 편이어서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면서 “해외시장에서 한국산 블랙박스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