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7월 시행되는 노동시간 단축 현장 안착을 위해 대기업에 납품단가 현실화 등을 요청했다. 기업은 장시간 노동 관행을 고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밝히고, 정부에 정책적 지원과 제도 보완 등을 주문했다.
김 장관은 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업인과 '노동시간 단축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달 은행 업종 간담회에 이은 두 번째 현장 간담회다. 김준동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과 삼성전자·현대자동차·LG전자·GS칼텍스·SK하이닉스 등 규모 300인 이상 기업 12개사 관계자가 참석했다.
김 장관과 기업인은 노동시간 단축 현장 안착이 청년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김 장관은 “300인 미만 사업장은 2021년 7월까지 단계적으로 노동시간이 단축될 예정”이라며 “중소기업이 충분한 준비 시간을 갖도록 하자는 취지이지만, 대기업 지원 없이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소 협력업체가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한 경영상 애로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납품단가를 현실화하는 등 대기업의 협조를 당부하고, 정부도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오는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 주당 법정 근로시간 한도는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어든다. 300인 미만 사업장은 기업 규모에 따라 2021년 7월까지 단계적으로 적용받는다.
김 장관은 “노동시간을 선도적으로 단축하면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며 “노동시간 단축이 더 많은 청년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김준동 대한상의 부회장은 “기업도 법정 노동시간만 준수하면 된다는 소극적인 자세가 아니라 장시간 노동 관행을 고쳐나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생산성을 어떻게 높이고 불필요한 노동시간을 어떻게 줄이지 고민해왔고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노동시간 단축 해법으로 떠오른 '탄력적 근로시간제' 적용기간을 1년으로 확대하는 것 등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우리나라는 노동시간을 급격히 단축하면서도 경직된 제도 때문에 기업이 이를 이행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김 장관은 초저출산과 여성의 경력 단절 문제도 꺼냈다. “일하는 부모가 마음 놓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며 기업도 중소기업, 비정규직 노동자 보육 지원에 적극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우리나라 여성 관리자 비율이 20%대에 머무르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여성 노동자가 차별 없이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