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그룹이 지분을 투자한 캐나다 오리니아가 2020년 난치병 '루프스신염' 치료 신약 '보클로스포린'을 출시한다. 신약은 하루 2회 복용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리처드 그릭맨 오리니아 대표는 최근 한국을 방문해 이 같이 밝혔다. 보클로스포린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최초 루프스신염 치료제로 임상 3상 허가를 받았다. 내년 하반기 임상 3상을 완료하고 2020년 시장에 진입한다.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는 자가 면역 희귀 질환이다. 면역계 이상으로 자가항체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 돼 신장, 중추신경계, 폐, 심장, 관절, 피부 등 자기 인체를 공격해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병이다. 루프스가 신장에 침투하면 '루프스 신염'이 된다.
세계 루프스 환자는 500만명으로 60%인 300만명이 루프스신염으로 전이된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환자 87%가 10년 내 말기신부전 또는 사망에 이르는 난치병이다.
미국 FDA나 유럽 EMA 승인을 받은 치료제가 없다. 장기이식 시 발생하는 거부 반응을 완화하는 치료제 셀셉트(MMF)에 스테로이드를 병행해 치료했다. 정상수치를 회복한 사람은 10명 중 1명 정도로 치료효과가 낮다. 백내장, 고관절 질환 등 스테로이드 부작용이 발생한다.
보클로스포린은 지난해 2월 미국 FDA 2상을 완료하고 두 달 후 3상에 들어갔다. 3상 임상실험은 2회를 진행한다. 2상 임상실험 결과를 인정해 추가 1회만 진행해 2상 결과와 유사하면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3차 임상은 324명 목표로 진행된다. 빠르게 환자 등록이 이뤄진다. 마지막 임상환자 등록 1년 후 최종결과가 나온다.
임상 시험 결과에 따르면 기존 치료제와 보클로스포린을 함께 사용하면 치료 효과가 두 배 개선됐다. 임상 환자 중 70%가 절반에 가까운 증상이 개선되는 것으로 입증됐다.
그릭맨 대표는 “3상 1회 임상에서 2상과 비슷한 효과가 나오면 FDA 승인을 받을 수 있다”면서 “세계 200개 병원에서 3차 임상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7개 병원에서 임상 환자를 모집 중이다.
김연수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은 “임상 2상으로 보클로스포린을 처방한 새로운 치료법이 기존 치료법에 비해 효과가 높고 스테로이드 사용을 최소화해 부작용도 적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루 2회 복용해 지속 치료가 필요한 루프스신염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제”라고 강조했다.
일진그룹 관계자는 “2025년께는 연간 2조원 매출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오리니아는 미국 나스닥과 캐나다 토론토 증권거래소 TSX에 상장했다. 최대주주는 일진그룹 계열사 일진에스앤티로 지분 15.9%를 보유한다. 일진그룹은 알피니언 메디칼시스템, 오리니아 등 의료기기와 바이오 기술 분야에 투자한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