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이 탄생한 이래 2017년은 가장 뜨거운 해였다. 대중의 관심 밖에 있던 비트코인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블록체인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비트코인은 가격 불안정성으로 많은 비난과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블록체인 역시 비트코인으로 인해 논란을 겪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블록체인 필요성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흔히 '블록체인'이라는 단어를 접하면 탈중앙화, 데이터 분산 처리 기술, 합의 의사결정, 중앙관리 부재 등의 키워드를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각 단어나 기술 조합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각 국가가 얼마나 빨리 블록체인 산업 환경을 조성하고 있는가 하는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세계가 블록체인에 열광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블록체인만이 해결할 수 있는 사회 문제가 있고, 블록체인이 만들어 갈 수 있는 정의로운 세상이 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그동안 대중은 여러 이유로 중앙화된 권력에 실망했다. 심지어 기부 단체도 기부금을 운영비로 필요 이상 사용한다. 권력이 있는 조직뿐만 아니라 비영리 기관마저도 그들의 이익이 우선이다.
2009년 1월 3일 익명의 개발자 나카모토 사토시가 비트코인 제네시스 블록(Genesis Block)을 탄생시켰다. 그는 첫 번째 블록에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담았다.
'The Times 03/Jan/2009 은행권 긴급 구제 초읽기에 들어간 영국 재무장관(Chancellor on brink of second bailout for banks)'
영국 타임지 2009년 1월 3일자 1면 기사 제목으로, 영국 재무장관이 많은 은행이 영업 실패로 도산 위기에 처하자 구제 금융을 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나카모토는 같은 날 비트코인 탄생을 알리면서 거래 중개 때 안전을 담보로 중앙기관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증명했다.
블록체인은 쉽게 말해서 네트워크에 있는 모든 참여자가 정보를 공유하는 기술이다. 기존 중앙집권화된 시스템에서 벗어나 모두가 관리자가 된다.
필자는 블록체인을 단순한 기술에서 벗어나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이념 및 사상'이나 원칙과 기준이 지켜지는 현실 세계에서 '유토피아를 가장 근접하게 구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라고 표현하고 싶다.
블록체인에는 이전까지 '암호화폐'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대중은 블록체인을 적용할 수 있는 사례가 단지 '암호화폐, 비트코인'이며, 금융권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고 믿었다. 반면에 블록체인 기술을 높은 수준에서 습득하려는 엔지니어와 기획자는 금융만 아니라 정보통신(IT) 산업 전반에 도입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올해는 블록체인이 도약하는 해로 봐야 한다. 2017년 이전까지는 금융권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시키기 위한 많은 사례를 만들어 냈다. 2018년부터 헬스케어, 각종 거래 및 증명서류, 서비스, 공공 분야 등 4차 산업혁명으로 이어지는 모든 분야에 블록체인을 적용시켜야 한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기술과 법 적용에서 한계가 있다. 특히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퍼블릭 블록체인(개방형)이 아니라 사실상 관리자가 존재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폐쇄형)이 더 많이 부각된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25년 GDP의 10%는 블록체인이 차지할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 같은 현실을 타개하지 못하면 그곳에 대한민국 자리는 없다.
인터넷이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어렵다. 인터넷은 온라인에서 사람 간 소통을 가능하게 했다.향후 블록체인은 하나의 신뢰 프로토콜 영역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블록체인으로 미래는 희망차게 변화할 것이며, 다음 세대에게 유토피아를 선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김태원 글로스퍼 대표 won@glosf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