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 식자재 주문을 시킬 날이 머지않았다. 구글 어시스턴트가 인공지능(AI) 가전 시대를 연다.
구글은 8일(현지시간) 열린 세계 최대 IT 개발자 콘퍼런스 '구글 IO'에서 어시스턴트 생태계 확대 전략을 발표했다. 선다 피차이 구글 CEO는 이날 “구글 어시스턴트는 대화 뉘앙스를 파악할 수 있고 직접 가게에 전화 걸어 예약할 수 있다”며 “이는 자연어 처리, 딥러닝, 텍스트 투 스피치 등이 모두 결합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된 TV는 볼륨 조절하고 전원을 켜고 끌 수 있다. 채널 변경, 인터넷 검색 기능도 지원한다. 리모컨 버튼을 여러 차례 눌러가며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했던 불편함을 없앤 것이다. 유트브 영상을 찾아주는 것도 가능하다. 사운드바와 블루레이 플레이어, 게임기와도 간편하게 연결된다.
LG전자가 이달 초 미국에서 판매하는 'LG 올레드 TV AI 씽큐'와 'LG 슈퍼 울트라HD TV'에 이 같은 기능이 탑재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어시스턴트 매력을 온전히 경험하기 어렵다. 한글 지원이 안 된다는 점이 아쉽다. TV를 보다 화면 속 청바지를 구매하고 냉장고로 음식을 주문하는 등 확장성을 가지려면 한글 지원이 필수다. 다양한 업계를 어시스턴트 생태계에 편입시켜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AI보단 사물인터넷(IoT) 가전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구글은 이번 구글 IO에서 한국어 서비스 출시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콧 허프만 구글 어시스턴트 부사장은 “구글 AI 스피커 '구글 홈'과 '구글 미니'를 연내 7개 나라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멕시코, 네덜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등이 대상이라고 전했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가전제품으로 플랫폼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카메라, 식기세척기, 건조기, 진공청소기, 세탁기, 선풍기, 도어락, 히터, 공기청정기, 냉장고, 오븐 등에 구글 어시스턴트가 적용됐다. 가구업체 이케아를 비롯해 도이체텔레콤, 샤오미, 하이센스, 헌터더글라스과 손잡고 영토 확장에 나설 방침이다.
국내에선 LG전자가 힘을 보탠다. 이미 7개 제품군에 탑재했다.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공기청정기, TV,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가 포함됐다. 제품군을 계속 넓혀갈 예정이다.
허프만 부사장은 “구글 어시스턴트는 5000종 이상 가정용 장치와 연동한다”며 “세계 유명 브랜드와 협업을 강화, 모든 인기 스마트홈 장치에서 활용 가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