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 중국 3국이 정보통신기술(ICT)·에너지·환경 분야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협력사업을 추진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주요 기술·인프라에서 힘을 모은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리커창 중국 총리 등 3국 정상은 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일중 정상회의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 협력을 강화하는데 합의했다.
지난해 한중일 환경장관회의에서 시작된 '환경오염 예방 및 통제 기술협력 네트워크'가 미세먼지 저감과 온실가스 감축에서 실질적인 성과로 확대되기를 기대했다.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시장 최대 수요자인 3국이 안정적 자원 확보와 에너지 공동체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5G 이동통신 협력 급물살
문재인 대통령이 한일중 실질협력 대상 가운데 하나로 '정보통신기술(ICT)'을 직접 언급하면서 3국 간 4차 산업혁명,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 협력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9일 한일중 정상회의에서 “3국이 미래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보통신기술(ICT) 협력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사업을 계속 발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3국은 미래성장동력으로 '4차 산업혁명'을 낙점하고 국가 차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국은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출범하고 '사람 중심 4차 산업혁명'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일본은 '재흥전략', 중국은 '중국제조 2025'라는 큰 틀 아래 4차 산업혁명을 추진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등 4차 산업혁명 주요 기술에서 3국 협력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4차 산업혁명 핵심 인프라인 5G 협력이 주목된다. 문 대통령이 평창 동계올림픽과 2020년 도쿄올림픽, 2022년 북경 동계올림픽을 묶어 '동북아 릴레이 올림픽'으로 언급한 것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일본과 중국은 자국 개최 올림픽 이전 5G 상용화 계획을 밝혔다. 한국은 이보다 앞선 2019년 3월 5G를 세계 최초 상용화한다. 3국 모두 올림픽을 5G 기술 홍보 무대로 봤다.
경쟁과 협력이 동시에 펼쳐진다. 오는 27일 열릴 예정인 한일중 3국 ICT 장관 협의회에서 구체적인 협력 틀이 나온다. 4차 산업혁명과 5G 협력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3국 로밍요금 인하 방안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LNG 등 에너지 협력 속도
한일중은 앞으로 중동과 미국 등 액화천연가스(LNG) 공급국가로부터 멀리 떨어진 탓에 생기는 높은 가격 구조를 개선한다. 세계 LNG 시장 최대 수요국인 한중일이 경쟁하지 않고 협력한다면 LNG를 이전보다 경제적이고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우리나라와 일본 양국은 주요 LNG 수입국으로서 에너지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적극 협력키로 합의했다. 신재생에너지·수소 등 미래에너지 전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일본은 양국간 LNG 협력을 높이 평가하고, 올해 10월 일본에서 개최 예정인 'LNG 생산자·소비자 회의'와 '수소각료회의'에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초청했다.
백 장관은 일본 측에 신재생에너지 불확실성을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혁신기술을 통해 보완할 것을 제안했다. 이를 전력계통과 연계 논의하고 자율차·수소차 협력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창출하고 세계시장을 선도하자고 했다. R&D·실증·표준 등 포괄적 정책협력에 힘쓰자는 설명이다.
일본도 신재생에너지를 주력에너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IT를 활용한 분산형 전원 통합관리, 수소에너지에 기반한 수소차·자율차를 육성 중이라며, 양국간 협력 필요성에 공감했다.
백 장관은 수소경제로의 전환에 관한 일본 정책을 높게 평가하고, 역내 전력시장 효율성 제고와 신재생에너지 수요 확대를 위해 '동북아 전력계통 연계'(동북아 슈퍼그리드)를 위한 일본 정부의 전향적인 접근을 요구했다.
◇미세먼지 대응 강화
우리나라와 중국은 양국 국민의 공통 관심사인 미세먼지 대응 등 환경협력을 총괄하는 '한중 환경협력센터'의 다음달 출범을 환영했다. 미세먼지 대응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환경협력센터는 정책교류·공동연구·환경기술 교류를 아우르는 대중국 환경협력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이와 관련 한일중 미세먼지 공동연구보고서를 처음 발간한다. 3국은 지난해 완료된 동북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연구(4단계) 결과 공동연구보고서를 발간키로 앞서 합의했다.
한중 공동 연구와 미세먼지 저감 실증사업은 속도를 낸다. 한중 대기질 공동연구단 주도로 중국 북부지역 베이징 등 6개 도시 대기질 공동관측·조사를 위한 '청천(晴天) 프로젝트'를 2020년까지 실시한다.
미세먼지 저감 실증사업으로 중국 제철소·발전소 등을 대상으로 한국의 우수한 대기오염방지기술을 적용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당초 계획 대비 배출농도 평균 128% 저감하는 성과를 올렸다.
제3차 한중 기후변화 협력 공동위(6월, 제주), 제23차 한중 환경협력 공동위(하반기, 한국), 제22차 NEASPEC 고위관리회의(10월, 중국) 등 국제회의에서 미세먼지를 의제화 하고 협력 논의를 본격화한다.
한일중 실질협력 사업아이템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etnews.com,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