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기를 활용한 페이퍼리스 전자청약 시스템, 다이렉트 보험판매 등 국내 보험사의 보험영업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보험사 디지털화로 비용절감은 물론 불완전 판매 감소 등 효과도 다양하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가 태블릿 PC로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전자청약 서비스 이용률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최근 신규계약의 약 60~70%가 이를 통해 이뤄진다.
전자청약 서비스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태블릿 PC를 활용해 청약을 진행할 수 있다. 보험 가입 설계부터 청약까지 모든 절차를 원스톱 처리한다.
그동안 설계사는 고객과 상담을 할 때 수차례에 걸쳐 가입설계서와 청약서 등을 인쇄해야 했다. 하지만 전자청약 서비스가 확대하면서 상담 즉시 가입설계와 담보 수정, 청약 등이 가능하다. 상품에 대한 충분한 설명도 가능해 불완전판매도 줄어든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ING생명, 신한생명 등 생명보험사는 물론 삼성화재와 MG손해보험 등 손해보험사도 잇달아 전자청약 시스템을 구축·확대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최근 신규 계약의 약 60~70%가 전자청약 시스템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며 “고객도 설계사와 보험 계약 정보 등을 현장에서 주고받으면서 가입이 가능해 빠른 일 처리는 물론 불완전 판매 감소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다이렉트 보험판매는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체 자동차보험의 40%가 다이렉트 보험판매를 통해 이뤄진다. 특히, 순수 CM(Cyber Marketing)만 20%가 넘었다.
CM채널 원수보험료 규모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손보사 10곳의 CM채널 원수보험료는 2조6567억원으로 전년(1조9516억원)보다 약 36.12% 증가했다.
보험사들이 디지털화에 서두르면서 비용구조 패러다임도 급변하고 있다.
맥킨지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보험사 관리비는 생보가 5%, 손보가 11% 각각 감소했다. 향후에도 생보가 8%, 손보가 16% 관리비용이 줄어들 전망이다.
이규성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영업관리·재무보고 업무 자동화로 판매·기타 지원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다이렉트 채널 확대로 대리점과 중개사 의존도를 낮출 수 있”며 “판매채널 확장과 자동화로 데이터 수집·분석역량이 강화된다면, 효율적인 마케팅과 추가 비용절감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디지털 시스템 적용 정도에 따라 현재 보험사 관리비용은 10%에서 최대 39%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인공지능(AI)과 딥러닝 등 인슈어테크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 관리비용의 50% 이하로 줄일 수 있다.
이규성 연구위원은 “현행 보험 사업 모델을 원점에서 검토해야 한다”며 “판매채널 재정비와 상품 포트폴리오 간소화 등 보험사 영업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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