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오는 29일로 예정된 현대차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에게 '반대표를 던지자'면서 여론몰이에 나섰다. 현대차는 엘리엇에 동요하지 않는다면서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한 엘리엇의 공세에 “그것은 그들만의 사업 방식”이라면서 “주주 친화정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도 “엘리엇은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여러 의견을 내는 곳 중 하나”라며 “주총 표 대결에 대해 자신하지만, 엘리엇 속내가 무엇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모비스가 앞으로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투자자 신뢰를 강화해 나가고, 이를 통해 수익이 성장하고 주주환원이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시장과 적극 소통하며 주주 친화정책을 일관되고 지속해서 실행하겠다는 점이다.
엘리엇은 반대여론 몰이를 지속하고 있다. 수차례 자료를 통해 “(주총에서) 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표를 던지겠다”면서 “다른 주주들에게도 반대할 것을 권고한다”고 맞서고 있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타당한 사업 논리 결여 △모든 주주에게 공정한 합병 조건을 제시하지 못함 △실질적으로 기업 경영구조를 간소화시키지 못함 △현저한 가치 저평가에 대한 종합적 대책 결여 등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이 최근 일부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발표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형식적인 조치이며 지속적 실적 저조, 주가 저평가를 일으킨 본질적인 문제점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더 과감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엘리엇 공세는 표면적으로 주주 행동주의를 내세워 주주 이익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과거 사례를 볼 때 결국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린 수법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 대체적 시각이다. 엘리엇은 단순히 기업 주식을 사서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경영진 교체나 구조조정 요구, 배당 확대 등으로 지분 차익을 노리는 투자 기법을 쓴다.
관련 업계는 향후 주총에서 극단적 표 대결이나 소송 등 전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아주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엘리엇의 지속적 요구가 자사주 소각, 배당, 이사회 구성 등 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일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대차는 주주 의견을 경청하고, 회사와 주주에게 이익을 가져다주는 제안이 있다면 적극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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