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진료상담과 교육을 돕는 디지털 환자교육 플랫폼이 처음 개발됐다. 태블릿PC로 환자 정보를 분석하고 상세한 설명과 치료교육, 전문정보 제공 등 소통 기반 진료체계를 구축한다. 의사·환자 간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기 위해 다수 의사, 기업이 참여하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
아이쿱(대표 조재형)은 디지털 환자교육 플랫폼 '아이쿱 클리닉' 베타버전 개발을 완료하고 시범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13일 밝혔다.
아이쿱 클리닉은 의사가 환자 진료과정에서 다양한 설명과 교육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의사는 솔루션이 설치된 태블릿PC를 가지고 환자에게 각종 의료 데이터와 전문 건강정보 등을 결합해 교육한다.
기본적으로 환자가 가진 질병 정보를 알기 쉽게 설명한 전문가 콘텐츠를 제공한다. 대부분 의사는 환자에게 질병정보를 구두로 설명한다. 진료시간이 짧고 전문 내용이 대부분이라 환자 이해도가 낮다. 아이쿱은 30여명의 전문의로부터 과별 주요 질환을 알기 쉽게 정리한 콘텐츠를 확보했다. 축적한 콘텐츠는 200여개다. 연말까지 1000개로 늘린다.
의사가 전문가가 작성한 콘텐츠를 보면서 환자 질병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태블릿PC로 불러오기 때문에 필기 기능을 곁들여 상세한 설명이 가능하다. 녹음 기능으로 환자가 언제 어디서든 다시 들을 수 있다.
생체정보 모니터링 등 다양한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앱) 연동도 가능하다. 현재 체온, 통증, 혈당 측정 앱을 연동해 측정값을 아이쿱 클리닉으로 불러온다. 진료 시 참고하는 생체정보를 의사가 확인하는 동시에 건강계획 수립, 모니터링에 활용한다. 연내 치매관리, 체성분 분석 앱 등으로 확대한다.
하반기에 정식 출시하는 엔터프라이즈 버전에는 병원 전자의무기록(EMR)이 연동된다. EMR는 환자 신체정보부터 검사결과, 내원이력, 처방정보 등 질병 관련 모든 정보가 포함된다. 아이쿱 클리닉과 연동해 풍부한 데이터에 기반해 환자를 교육한다. 의사가 교육한 내용을 출력하거나 공유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조재형 아이쿱 대표(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환자를 진료하는 시간이 너무 짧은데다 환자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보니 의료 서비스 만족도는 물론 치료 효과도 떨어진다”면서 “공인된 전문정보를 제공하고 다양한 헬스 앱과 연동해 환자 건강을 관리하는 기능으로 환자와 의사소통을 늘리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 플랫폼은 기본 버전은 무료로 오픈한다. 기능이 추가된 상위 버전은 의사 개인이 결제한다. 의사가 플랫폼을 활용해 환자를 교육하고, 환자로부터 평가를 받는다. 환자 평가가 좋거나 꾸준히 질병 관련 콘텐츠를 플랫폼에 올릴 경우 포인트가 올라간다. 포인트가 높을수록 아이쿱 클리닉에 많이 노출돼 환자를 불러올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류마티스내과, 외과, 심장내과에서 사용한다. 현재 이비인후과 병원, 정형외과 병원 등과 공급을 논의 중이다. 올해까지 1000명의 의사가 사용하는 것이 목표다.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베트남 등에도 공급을 추진한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대학병원 평균 진료시간은 4분 안팎이다. OECD 11개 국가 의사의 평균 진료시간 4분의 1 수준이다. 올해부터 15분 심층진료가 시작됐다. 진료시간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관건이다.
조 대표는 “의사가 상세히 설명할 시간도 부족하지만, 잘 설명해도 환자가 모든 것을 수용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의사와 환자 소통이 헬스케어 근간인만큼 소통 중심 의학적 진료 환경을 구현하고 침체된 헬스케어 솔루션 시장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