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국 레이더 전문 스타트업 '메타에이브'에 투자한다. 미래 자율주행 기술 확보를 위한 행보다.
현대차는 미국 메타웨이브에 대한 투자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의 '눈'에 해당하는 첨단 레이더 기술 개발에 협력한다고 16일 밝혔다.
'미국판 모빌아이'로 불리며 급성장 중인 메타웨이브는 2017년 실리콘 밸리에 설립돼 자율주행차용 레이더와 인공지능 전문 개발 스타트업이다.
레이더는 전자기파를 물체에 발사시켜 반사되는 기파를 수신, 물체와의 거리, 방향 등을 파악하는 장치로 카메라·라이다와 함께 자율주행차 센싱 기술의 핵심 요소다. 레이더는 카메라와 달리 주야간, 기상 상태 등 외부 운행 조건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자율주행차가 주변 사물을 정확히 감지하면서 안전하게 달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메타웨이브는 인공 개발 '메타물질'을 활용한 전자기파 생성으로 초고속, 고해상도 레이더를 구현해 고도의 자율주행 기술을 가능케 한다.
현대차는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메타웨이브와 적극적인 협업을 모색, 자율주행차 핵심 기술인 센서 부품에 대한 기술 내재화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메타웨이브 천만 달러 규모 자금조달 B 라운드에는 현대차뿐만 아니라 일본 덴소, 토요타 AI 벤처 등이 참여했다. 메타웨이브의 이번 자금조달은 지난해에 이은 두 번째 투자 유치로, 현대차가 비교적 초기에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는 점은 향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쟁사보다 한 발 앞서 메타웨이브와 적극적인 협업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는 차세대 레이더 공동 개발 시 현대모비스, 현대오트론 등 계열사를 적극 참여시켜 그룹 차원 미래기술 개발 역량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차의 이번 투자는 전략기술본부 내 미국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인 '현대 크래들'이 주도했다.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크래들은 현지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 육성과 함께 이들과 협업 및 공동 연구개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존 서 크래들 상무는 “메타웨이브 핵심 기술은 미래 현대차 자율주행 플랫폼의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며 “인공지능, 모빌리티 등 미래 신사업 분야를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과 지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