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미국 현지에서 생산 중인 중·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픽업트럭 등 제품군 추가 도입을 위한 시장 조사에 착수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최근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미국에서 시판 중인 차종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 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은 △국내에서 강화됐으면 하는 차종 △국내에서 만나보고 싶은 차량 △해당 차량 선택 이유 등으로 구성했다.
한국지엠이 국내에서 만나보고 싶은 차량으로 제시한 제품은 모두 7종이다. 중형 SUV '이쿼녹스'와 준대형 SUV '트레버스', 대형 SUV '타호'와 '서버번', 픽업트럭 '콜로라도'와 '실버라도', 스포츠카 '콜벳'이다.
7개 차종 가운데 이쿼녹스는 다음 달 부산모터쇼 공개를 앞뒀고, 나머지 6개 차종은 모두 국내 판매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쿼녹스에 이어 가장 유력하게 국내 판매가 거론되는 차종은 트레버스, 콜로라도 등이다.
트레버스는 국내외 SUV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포드 익스플로러와 동급 차종으로, 넉넉한 실내 공간과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콜로라도는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와 비슷한 크기를 지닌 중형 픽업트럭으로, 국내 도입 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업계는 이쿼녹스, 트레버스, 콜로라도 등 일부 제품을 제외한 나머지 차종은 미국 시장에 최적화된 대형차로, 국내 도입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큰 차체와 대배기량 등 국내 도로 환경에 적합하지 않아 판매를 크게 늘리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군산공장 폐쇄로 생산 공장이 3곳에서 2곳으로 줄고, 부평·창원공장 역시 가동률이 계속 저하되는 상황에서 한국지엠이 설문을 진행한 것은 국내 생산 대신 수입·판매 비중을 늘리려는 의도라는 의견을 제기했다. 앞서 한국지엠은 향후 5년간 15종 이상의 신차를 내놓겠다고 밝혔으나, 이 가운데 현재 국내 양산을 확정한 신차는 2~3종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 관계자는 “최근 진행한 설문은 쉐보레 차량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묻는 단순한 시장 조사”라며 “설문을 향후 제품 전략에 참고하자고 하는 것일 뿐, 구체적인 출시 계획을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설문 결과와 추가적인 시장 조사를 통해 쉐보레 글로벌 차종의 수입·판매 여부나 국내 생산 계획 등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