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의 즉석조리식품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그간 대형마트의 즉석조리식품은 김밥, 치킨, 샌드위치, 초밥, 튀김 등 캠핑이나 나들이와 같이 야외활동을 하며 간편하게 먹거나, 쇼핑 중 요깃거리 수준으로 생각 돼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외식 전문점 수준의 특색 있는 메뉴를 속속 선보이며 대형마트의 즉석조리식품이 이제는 어엿한 '식탁의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롯데마트가 5월 초 출시한 '호소마끼세트'와 '민물장어덮밥'은 전문 초밥집에서 맛 볼 수 있는 메뉴로 대형마트의 즉석조리코너의 수준을 넘었다는 평이다.
'호소마끼세트(300g 내외 팩/4980원)'는 하나의 재료로 맛을 내는 일식 김밥으로 한 입에 먹을 수 있는 작은 크기와 재료 고유의 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며 '민물장어덮밥(400g 내외 팩/7980원)'은 350g 내외의 도톰한 장어를 사용해 롯데마트의 전문 셰프가 개발한 소스로 잘 구워 한끼를 제대로 즐기고 싶은 '혼밥족'들을 겨냥한 상품이다.
이렇듯 대형마트가 전문점 수준의 특색 있는 즉석조리식품을 지속 선보이는 까닭은, 국내 즉석조리식품 시장 규모의 증가와 더불어 소비자의 외식 소비 패턴이 테이크아웃으로 점차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17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_간편식 시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즉석조리식품의 소매시장 규모는 1조2186억원으로 2013년 대비 5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냉동 간편식을 포함한 가정간편식 전체 시장의 매출 증가율(44.1%)보다 12.6%p 높은 수준이다.
또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17 국내 외식트렌드 조사'의 소비자 월별 외식 빈도수를 살펴보면, 음식점에서 테이크아웃해 집에서 식사를 하는 '포장외식'은 2016년 월 평균 1.8회에서 지난 해 1.9회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방문외식'은 2016년과 2017년 동일한 월 평균 9.9회, '배달외식'은 2016년 월 평균 3.2회에서 2017년 3.0회로 줄어들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롯데마트 즉석조리식품 매출 역시 2016년 9.9%, 2017년 19.9%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초밥, 호소마끼 등 '콜드델리'의 경우 매출이 2016년 19.8%, 2017년 29.0%로 증가하며 전체 즉석조리식품군의 매출을 이끌었다.
김문수 롯데마트 가정식MS(밀솔루션)사업팀장은 “1인 가구 및 맞벌이의 증가로 대형마트의 즉석조리식품 또는 가정간편식을 테이크아웃해 가정에서 완제품 그대로 먹거나 일부 조리해 식사를 하는 '반(半)외식'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군것질 거리로 인식되던 대형마트의 즉석조리식품이 특색 있는 맛과 건강한 식재료로 만든 제대로 된한 끼를 즐길 수 있는 식탁 위의 주인공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마트는 이런 고객 수요를 고려해 27일부터 베트남 대표 요리 '분짜(333g 팩/5980원)'를 판매한다. 베트남식 냉 쌀국수인 '분짜'는 유명 셰프와 함께 개발한 특제 소스에 쌀면을 적셔먹을 수 있으며, 샐러드와 파인애플, 돼지고기, 춘권 등을 함께 구성해 식감과 현지의 맛을 살려낸 것이 특징이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