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필두로 정보통신기술(ICT) 혁신이 가속되면서 실체가 모호했던 4차 산업혁명의 집약체로서 '스마트시티'가 주목받고 있다. 만물이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무한데이터를 수집·처리하는 빅 데이터·클라우드와 이를 뒷받침하는 5G(세대) 네트워크, 자율주행 교통과 에너지까지 최첨단 기술이 효율과 안전을 극대화하는 대변혁을 일으킨다.
미국 컨설팅업체 틸그룹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시티 시장은 2017년 986조원에서 2021년 1182조원 규모로, 같은 기간 한국 시장도 82조원에서 151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16% 이상 고성장이 지속되는 새로운 거대시장이 열린다는 의미다. 이미 중국,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은 인공지능 등 앞선 기술과 시장, 자본력을 바탕으로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중국은 국가개발 신(新) 실크로드 전략 '일대일로'와 연계해 2020년까지 중국내 500개 스마트시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은 첨단기술 기반 도시문제 해결 프로그램 '스마트시티 이니셔티브'를 발표하고 범정부 차원 투자를 확대한다.
우리나라도 5년 이내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시티를 건설한다는 목표로 속도를 낸다. 문재인 대통령도 올해 신년사에서 혁신성장 동력으로 스마트시티를 지목하고 시범도시 조성을 언급했다. 4차 산업 혁명위원회에 스마트시티 특별위원회가 구축되었으며 83만평 규모 세종 5-1 생활권과 66만평 부산 에코델타시티가 국가시범도시로 지정돼 구축 사업이 한창이다. 정부는 과거와 같은 관(官)주도 도시계획에서 탈피해 민간이 주도해 지속가능한 시장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민간 부문 비즈니스로 연결되지 않은 스마트시티는 투자와 발전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오픈형 표준과 인증체계를 구축하고 규제 선을 위한 샌드박스를 도입해 민간투자를 활성화한다.
그러나 스마트시티는 말 그대로 도시를 설계하고 건설하는 일이다. 업계에선 사회간접자본(SOC)건설에 준하는 대규모 정부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국가시범도시 추진 무게중심이 정부와 민간업계 중 어느 쪽에 놓여야 좋은지, 민간이 참여할 수 있는 분야 장단기 시장성은 충분한지에 대한 다각적 검토가 필요한 이유이다. 5월 31일 건설회관에서 대규모 토론회가 열린다. 스마트시티 관련 정부 정책 방향성과 보완책, 규제 개선 방향, 기술표준, 기업참여 방안과 사업모델 등 다양한 안건을 테이블에 올린다.
임춘성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이 진행하고 이성해 국토교통부 도시정책관, 김익성 서울주택도시공사 단장, 김종일 경기도시공사 처장, 조대연 국토교통과학기술연구원 본부장, 김영 한국토지주택공사 부장, 조성범 한국 알리바바클라우드 대표 등이 패널토론에 참가한다. 토론과 함께 국내외 기술과 시장 트렌드를 조망하는 세미나도 함께 열린다. 스마트시티를 구성하는 양축인 ICT와 건설업계가 같이 참여해 중요 이슈를 살펴보고 사업 제휴 가능성도 살펴본다. 한국건설연구원(원장 한승헌), 서울주택도시공사(사장 김세용), 대우건설 기술연구원(원장 유희찬)을 비롯해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한국정보화진흥원, 전자부품연구원, SK텔레콤, 엔비디아(NVIDIA), 다크트레이스, 와이즈넛, 메타빌드 등 공공기관과 민간 업체 전문가도 참여한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