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만 나가면 바로, 난 너희 고객이야!"
한 회사에서 불쾌한 면접을 경험한 구직자가 무례한 면접관에게 던진 말이다. SNS에 소개된 이 에피소드는 한 예능 방송 프로그램에서 언급되며 취업준비생들의 공감을 얻었다.
브랜딩의 궁극적 목적은 ‘고객경험 향상’이다. 기업은 서비스 개선에 수십억 원의 예산을 쏟으면서도, 매년 수백 명씩 거쳐 가는 잠재 고객의 경험을 미처 고려하지 못한다. 이들은 면접자다.
우리 서비스에 관심이 많고, 애정을 지닌, 충성고객이 될 가능성이 농후한 고객을 매년 놓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압박 면접’이라는 명분으로, 되려 면접자에게 당혹스러운 경험을 주기도 한다.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곳도 있다. 필자가 근무중인 여기어때는 채용 브랜딩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회사를 방문한 입사지원자가 좋은 인식을 갖도록 신경 쓰고 있다.
일례로 면접 전, 기업문화를 미리 체험할 기회를 마련한다. 그간 다양한 채널을 통해 구내식당이 많이 알려져 지원자 중 식당이나 카페테리아를 이용할 수 있냐는 문의를 받아왔다.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면접을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쏟은 지원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 위해 구내식당 식사권, 카페테리아 음료 교환권, 여기어때 숙박권으로 구성된 웰컴패키지를 증정한다. 더불어 별도 마련된 전용 인터뷰 대기실에 구성원들의 응원 메시지를 부착하는 등 면접자들이 긴장을 풀 수 있도록 배려했다.
채용과정에서 작성된 생생한 면접 피드백을 지원자에게 전하는 면접리얼리뷰 제도도 운영 중이다. ‘면접리얼리뷰’는 전문성 면접 과정(1차) 중 나온 면접관 질문과 지원자의 답변을 요약하고, 내부평가와 합격/불합격 이유 등을 기술한 문서다.
1차 합격자 중 희망자에 한해 이 같은 특별 피드백을 지원한다. 면접리얼리뷰는 여기어때의 지원자가 면접과정을 통해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됐다. 입사가 결정되지 못했어도 ‘면접리얼리뷰’를 받은 지원자는 탈락 이유를 명확하게 알고, 스스로 보완점을 마련하도록 한 것. 회사 입사가 결정된 사람에게는 자신의 장점과 입사 뒤 보완할 태도, 역량 등을 확인하고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
한 구인·구직 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구직자 5명 중 4명은 불쾌한 면접경험이 있고, 이후 해당 기업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불쾌한 경험은 소규모 회사인 경우가 많았다. 기업 유형을 물었더니, 중소기업(71%)이 1위였다. 이어 중견기업(35.6%)과 대기업(15.7%) 순이었다.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은 별도 면접관 교육이나 가이드라인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다.
채용은 기업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대사다. 특히 규모가 크지 않고, 인력난이 심각한 스타트업이라면 더욱 그렇다. 인재 채용 속도에만 초점을 맞추면, 구직자 경험이나 기분은 간과되기 일쑤다.
‘면접’은 회사가 개인을 판단하는 자리임과 동시에 잠재 고객이 서비스를 가까이서 경험하는 자리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필자소개/디애나(김다빈)
홍보 에이전시에서 '반얀트리 호텔 앤 리조트' 담당 AE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패션, 식음료, 숙박업 등 다양한 브랜드를 경험했다. 현재 위드이노베이션 커뮤니케이션팀에서 SNS,. 언론홍보, 콘텐츠 제작, 라이브방송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며 IT 전문 홍보인으로 성장 중이다.